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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노량진 농성 상인들 향해 최루액 물대포 직사살수… 수십명 부상자 발생

경찰도 사용을 중지한 물대포를 민간기업인 수협이 노량진수산시장 육교 계단공사를 저지하고 있는 구 시장 상인들에게 최루액이 담긴 물대포를 쏘며 강제 진압했다. 이 폭력으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경찰법상 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 제지해야 되는데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는 10월30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취를 감취었던 물대포가 동작경찰서의 호위를 받으며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에서 부활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협 측 용역들이 1시간여동안 고령의 상인들과 시민들의 얼굴을 향해 고 백남기님과 같은 최루액 물대포를 직사했다”고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반대하는 상인들은 그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노량진역 육교 위에서 육교 끝자락에 계단을 설치하기 위한 수협 측과 대치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노량진 구 시장은 올 8월 완전히 폐쇄됐고, 일부 상인들은 신건물이 2015년 완공됐음에도 좁은 공간·비싼 임대료 등을 들어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29일 수협 직원들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역 육교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상인들과 시민 활동가 40여명에게 물대포를 직사 살수와 소화기를 뿌리며 농성장에 들이닥쳤다.

현재 많은 상인들이 최루액 물대포 직사살수에 맞아 병원에 입원을 하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시 서울의 최저기온은 섭씨 5.5도로 아침 추위가 매서웠다.

농성 중인 상인들 대부분은 60대다. 이들 중 수협 측이 물대포를 50cm도 안되는 거리에서 살수해 실명 위기를 겪거나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수협 측 행위를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무시하고 바로 옆에서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해당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는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해당 법을 위반할 시 징역 1년 이하에 처해진다.

특히 지난 2018년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용산참사와 관련해 결정문을 내놓으면서 “재개발 철거지역의 분쟁 상황 등 민생 관련 사안의 경우, 경찰은 철거용역들의 폭력 및 위협 행위 등을 예방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지하는 등 치안질서 유지를 주된 업무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인권위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사업 추진에 반대해 학교 행정관을 점거한 학생들을 교직원들이 해산하면서 소화전 물을 살수한 2017년 3월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아울러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 직수를 맞고 10개월간 투명 끝에 목숨을 잃었고 이 분노는 박근혜 씨 퇴진 촛불로 이어졌다.

그 후 2020년 4월23일 헌법재판소에서는 물대포 직사살수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을 했으며 결정문에서 직사살수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이후 경찰도 시위 진압에 직사살수는 하지 않는 등 자취를 감췄던 물대포가, 민간 기업에 불과한 수협이 집회 현장을 훼손하는데 물대포를 가동했다.

이에 시민대책위에서는 이를 지시한 수협중앙회 회장을 고발조치했다.

수협 직원들은 1시간여동안 고령의 상인들과 시민들의 얼굴을 향해 최루액 물대포를 직사했으며 이를 맞고 수많은 상인들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상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인들은 물대포는 위험하다며 수십차례 소리를 질렀지만 수협측과 이를 지켜보는 경찰은 비웃듯 물대포 직사살수를 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경찰청에서는 이번 사건을 진두지휘한 수협 회장을 반드시 처벌하는 것은 물론 이를 동조한 동작경찰서장까지 책임을 물어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며 “구시장 상인들과 시민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결코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어제일의 부당함을 곳곳에 알리고 투쟁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수협 직원과 용역들이 노량진역 2번출구 인근 육교에 마련된 노량진 구시장 상인들의 농성장에 접근하며 소화전을 분사하고 물을 뿌리고 있다.(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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