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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제공=금호석유화학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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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처남 회사 누락·상표권 무상거래’ 정조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제공=금호석유화학그룹)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제공=금호석유화학그룹)

국세청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과거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누락과 계열사 간 상표권 거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 있는 금호석유화학 본사에 조사관들을 보내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회사가 2분기 영업이익 3천390억원(전년 동기 대비 419.7% 증가)을 공시한 지 나흘 만이다.

조사4국은 정기 조사가 아닌 탈세 혐의 검증 등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해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과거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누락 사건과 본사·계열사 간 상표권 거래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벌금 1억5천만원으로 끝났던 ‘처남 회사 누락’, 세금 문제로 되살아나나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3월 금호석유화학그룹 동일인(총수)인 박 회장이 2018~2021년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처남 등 친족이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등 4개 회사를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박 회장의 첫째 처남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2018~2020년, 둘째 처남이 지분 100%를 보유한 정진물류는 2018~2021년, 제이에스퍼시픽은 2018년 지정자료에서 빠졌다. 공정위는 “지분율 요건만으로 계열회사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3년 3월 30일 지정자료 누락에 따른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회사 현직 임원 1명을 벌금 1억5천만원에 약식기소했고, 같은 해 7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를 약식명령해 벌금 전액이 납부됐다.

형사 절차는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세금 문제는 별개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전문가는 “국세청이 지정자료 누락 행위 자체를 조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락으로 계열사에서 제외된 친족회사가 중소·중견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법인세·소득세 세액감면, 고용·투자 세액공제 등 각종 세제혜택을 부당하게 누렸는지는 중점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사 사례도 있다. 2025년 8월 공정위는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지정자료에서 친족·임원 회사 39개사를 고의로 누락한 행위를 적발했는데, 당시 누락된 일부 회사는 대기업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아 법인세 등 세제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누락됐던 처남 회사, ‘중소기업 특례’ 적용받으며 4년간 배당 50억

박 회장의 배우자는 위창남 전 경남투자금융 사장의 딸인 위진영 씨다. 누락 4개사 중 지노모터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대표이사 위진호 씨를 비롯한 위씨 5명이 지분 90%를 보유하는 등 개인주주 6명이 지분 전량을 나눠 갖고 있다.

지노모터스는 지금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서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를 적용받고 있다.

시위진압용 물대포차와 특장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이 회사는 2023년 매출 271억원에 당기순이익 47억원을 올렸고, 2025년에도 매출 161억원, 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 1억원인 회사에 쌓인 이익잉여금은 2025년 말 211억원에 이른다.

배당도 꾸준했다. 지노모터스는 2022년 10억원, 2024년 20억원, 2025년 중간배당 20억원 등 최근 4년간 총 50억원을 개인주주 6명에게 배당했다.

나머지 누락 3개사인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은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어서 재무 내역이 공시되지 않는다. 계열사에서 빠져 있는 동안 이들 회사가 어떤 세제상 지위를 누렸는지가 이번 검증의 관건인 셈이다.

■ ‘금호’ 상표, 8개 계열사가 공짜로 쓴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5월 공정위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금호’ 상표(등록번호 40-0213564 외 8개)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 8개 계열사가 사용계약 없이 무상으로 쓰고 있으며, 유상 사용거래는 한 건도 없다.

회사는 무상 제공의 근거로 2023년 5월 대법원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건설을 상표 공동소유자로 확인한 판결을 들면서 “상표권의 경제적 가치가 계열사 전체의 활동으로 향상·유지돼 온 것이므로 별도 상표사용료는 수취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세무전문가는 “지정자료에서 누락된 회사가 실제로는 그룹 특수관계 회사에 속하고 그룹 상표를 무상 혹은 저가로 사용한다면 그 회사에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국세청이 상표권 무상사용이 법인세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인지, 오너 일가에 부당한 부의 이전이 있었는지를 점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공정위가 올해 6월 말 한화그룹, 7월 CJ그룹을 상대로 잇달아 상표권 사용료 현장조사를 벌인 것과 이번 세무조사의 연관성에도 업계 시선이 쏠린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세무조사 착수 당일인 11일부터 12일까지 국내 기관투자자 10여곳을 상대로 2분기 실적 설명회(NDR)를 진행했다.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3천9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관련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지정자료 건은 이미 약식기소로 종결됐고 상표권 사용료는 수취하지 않기로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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