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노사정 합의 불이행과 책임 회피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고용 상태가 5년째 지속됐다. 앞서 이들은 2021년 공단과의 합의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으나, 실제로는 여전히 비정규직 신분으로 근무 중이다.
■ 끝없는 책임 떠넘기기, 약속 외면한 정부와 공단
이러한 상황은 정부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그리고 노사전협의체의 지연으로 인해 빚어졌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공공운수노조는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약속이 사실상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16일 서울 삼각지역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김금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국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강보험의 신뢰를 지켜왔지만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약속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단은 인공지능(AI) 도입을 명분 삼아 상담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선별해고와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상담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과 외주화, 불법파견 구조 속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복지 프로그램조차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파업 결의, ‘고용 안정은 공공서비스 신뢰의 문제’
노조는 문제 해결의 권한은 공단과 이를 감독하는 정부에 있다며, 직접 책임지고 노동자들과 마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기획재정부의 정원 배정과 보건복지부의 공단 합의 이행 감독, 고용노동부의 강제력 있는 행정지도를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이들은 상담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이 단순히 노동 조건의 문제가 아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와 직결된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총파업을 선포한 이후 대통령실을 향한 행진, 장관 면담 등 다양한 투쟁을 이어왔으나, 정부는 아직 묵묵부답인 상태다.
이에 노조는 이번 총파업 결의대회를 통해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합의가 5년째 이행되지 않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며 “상담노동자의 고용안정은 단순한 처우 개선이 아니라 국민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대회에 참석한 각 지부 노동자들은 고용 안정과 노동권 회복, 공공성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조는 이번 투쟁이 단순한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 공공부문 노동자의 권리와 국민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정부가 약속한 정규직 전환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실질적인 이행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노정 간 약속 이행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정부와 공단이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않고, 실질적인 대화와 행동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