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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전경 / 사진 = 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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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은행, ‘10년 고정금리 설명 사실’ 합의 후 필적감정 앞두고 연체 등록 논란

IBK기업은행 전경 / 사진 =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전경 / 사진 = IBK기업은행

[관련기사 – 기업은행 대출모집인 사문서위조 고객 기망 논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대출 약정서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고객에게, 재판 도중 연체 정보를 등록한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은 ‘설명 내용과 실제 계약이 달랐다’는 사실을 민원 합의서에 명시하며 합의했음에도, 신용 제재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아가 기업은행은 소송 답변서에서 ‘위조 필체’ 등 핵심 질문을 회피하는 동시에, 대출 모집인 측 소송 서류 송달 불능으로 재판 지연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다.

■ ’10년 고정금리’ 기망 논란… 6년 만에 이자 75% 급증

9일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은 A 씨가 2016년 기업은행에서 1억 5,700만 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A 씨는 기업은행으로부터 위탁받은 대출모집법인 소속 모집인 B 씨로부터 “10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된다”는 설명을 듣고, 기존 농협은행 대출을 기업은행 상품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2022년 8월, 대출에 변동금리가 적용되면서 당초 3%대 초반이던 금리가 5%대 후반으로 치솟았고, 이자가 월 40만 원대에서 70만 원대로 약 75% 급증했다.

갑작스러운 이자 폭등에 이상함을 느낀 A 씨는 뒤늦게 대출약정서를 확인했고, 자신이 들은 내용과 달리 ‘60개월(5년)간 고정금리 2.95%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특히 해당 내용은 A 씨의 자필이 아니었고, 타인의 필체로 기재돼 있었다는 주장이다.

대부업법에 따르면 중요 사항은 A 씨가 자필로 기재해야 하며, 타인 기재 시 대부업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 또한 대출약정서의 금액, 이자율, 변제기간은 무조건 고객 자필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A 씨는 이를 뒤늦게 알고 2023년 관련 혐의로 고소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불입건됐다.

■ 생활고 못 이겨 합의했지만… ‘굴욕적 합의’ 무효 다투며 소송 제기

은행은 금감원 민원 제기 이후 8년간 낸 부당 이자에 대해 별도의 피해 보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2046년 만기까지 0.8%p 금리 인하만을 제시했다. A 씨는 이 조건을 수락하면서 2024년 4월 민원합의서가 작성되었다.

은행 측이 제시한 합의서 형식 안에는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겠다 ▲금융감독원에 제기한 민원을 취하한다 ▲피해 보상 요구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형식 안에 A 씨는 자필로 “Y 지점에 제기한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하여 ’10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됨을 설명받았으나, 5년 경과 후 변동금리로 변경됨'” 등의 사실을 기재했다. 이는 본 사건의 시발점인 ’10년 고정금리 설명’ 사실에 대해 기업은행도 동의하고 합의했다는 의미다. 즉, 은행 스스로 대출 모집 과정에서의 귀책 사유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최종적으로 이 합의서는 A 씨가 서명하고, 기업은행 Y 지점 팀장의 도장이 날인되며 쌍방 간 체결되었다.

A 씨는 합의서 작성 이유에 대해 “제 입장은 이자에 못 이겨 합의한 굴욕 합의서”라며 “당시 절박한 경제적 생활고로 인해 이자라도 조금 덜 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 합의에 응했으나, 이는 진정한 해결이 아닌 모든 법적 권리를 포기시킨 입막음 합의였다”고 강조했다.

A 씨는 기업은행이 불법 대출로 약 51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며, 이 합의가 ‘사기나 강박에 의한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법적 대리인 없이 2025년 8월 28일, 기업은행과 해당 모집인을 공동 피고로 ‘손해배상 소송’을 ‘나홀로’ 제기했다. 이 소송은 사문서 위조의 형사 공소시효와 무관한 민사 소송이며, 핵심 쟁점인 “2016년 대출약정서가 위조되었는가”를 필적감정을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 필적감정 신청 직후, 이자 중단 1시간 만에 연체 고지

A 씨는 소송 제기 후에도 연체 정보 등록 직전인 2025년 9월까지 이자를 충실하게 납부해 왔다.

그는 소송 승패를 가를 필적감정신청서를 법원에 2025년 10월 13일 제출했고, 이어 10월 23일 기업은행 Y지점에 이자 자동이체 중단 요청서를 팩스로 발송했다.

요청서에는 “위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문서제출명령 및 필적감정신청이 접수되어 심리 중에 있으며, 대출 약정서의 진정성립 여부가 본안의 핵심 쟁점”이므로, “소송이 종결되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이자 자동이체를 즉시 중단”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A 씨가 이 팩스를 보낸 지 불과 한 시간 후 연체 정보가 등록될 것임을 사전 고지하는 문자를 발송했고, 은행은 10월 30일 자로 실제로 연체 정보를 신용정보회사에 등록했다.

피해자는 “소송 핵심이 대출위조인데, 감정 직전에 연체를 올린 건 명백한 압박”이라며 “9년간 피해를 주고도 신용까지 망가뜨렸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연체 등록이 Y 지점에서 실행되고 본점에서 허가하는 구조인 점을 들어, 은행이 소송 취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연체 등록을 강행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 소송 회피와 피고 측의 ‘수취인불명’ 재판 지연 정황

기업은행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위조 의혹 등 핵심 청구 내용에 대한 실질적인 반박 없이, ‘관할 위반’만을 주장하며 소송 심리를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과거 금감원 민원 대응 당시, 기업은행은 “최소 3회에 걸쳐 충분히 설명했다”고 진술하면서도, 정작 “8년이 경과돼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모순된 답변을 제출한 바 있다. 이는 은행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키우는 대목이다.

재판 기록에는 대출 모집인 B 씨가 ‘수취인불명’으로 처리된 정황이 여러 차례 확인되어, 재판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송달 불능은 은행 측 관계자들이 핵심 쟁점에 대한 대응 없이 시간을 벌면서, 이미 연체 등록으로 압박받는 원고의 버티기를 더욱 힘들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게 A씨 주장이다.

본지는 핵심 쟁점인 ‘위조 필체’의 진위 여부와 ‘합의서 내용이 사실상 은행의 책임 인정 아닌가’ 등의 구체적 질의를 던졌으나,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체 등록 기준(10만 원 이상, 5영업일 이상 연체 시 등록)을 제외하고는 개인정보 관련 내용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모든 핵심 질의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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