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북지부가 29일 오후 4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100억 원대에 달하는 임금체불 문제 해결과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쟁취, 노동법 전면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고 노동중심 사회대개혁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결의대회에는 전북지부 확대 간부와 희망 조합원들이 참여하여 “100억대 체불임금 국가가 해결하라!”, “모두에게 노동 3권 지금 당장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고통받는 알트론 노동자들, 100억대 임금체불 해결 촉구
이번 결의대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알트론 100억대 임금체불 문제였다. 김필수 알트론지회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체불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가족들이 생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체불은 절도에 해당하며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노동청 앞에서 매일 출근 선전과 매주 목요일 성토대회를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김 지회장은 비록 당장 변화는 없었지만 연대해준 동지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100억대 체불임금 투쟁은 악질 자본가 유동기가 구속되고 밀린 임금을 모두 받아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또한 대선 이후에는 국회 기자회견과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등 정치권에 해결을 촉구하는 긴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정규직 철폐, 노조법 2·3조 개정, 원청 직접교섭 쟁취 외침
현대자동차 전주비정규직지회 김광수 지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불합리한 현실을 고발하며 노동법 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지회 설립 20년, 사내하청 노동자 10년째임에도 불구하고 늘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왔다고 토로했다.
김 지회장은 원청 현대자동차가 ‘진짜 사장’으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 없이 인간답게 대우하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년간 현대차가 노동조건에 실질적으로 지배, 개입하는 ‘진짜 사장’임을 밝혀왔지만, 현대차는 늘 노조법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간접고용,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헌법이 무너진 세상’이라 규정하며, 온전한 노조법 2, 3조 개정을 통해 이 불합리한 현실을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대선 후보들의 노조법 개정 공약을 언급하며, 전국 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법이 바뀌고 교섭이 열릴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소수노조 노동 3권 박탈, 교섭창구 단일화법 폐기 촉구
TYM지회 홍국표 지회장은 소수노조의 노동 3권이 사실상 박탈당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폐기를 촉구했다. 그는 복수노조 체제에서 수많은 소수노조가 단지 ‘숫자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지회장은 소수노조의 권리 박탈이 오히려 노노 갈등을 유발하고 어용노조에만 인사 혜택이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소수노조에도 교섭권이 보장되었다면 이러한 노골적인 탄압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측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노조만을 골라 교섭하고 소수노조를 철저히 배제하는 현재의 교섭 제도를 ‘악법’으로 규정했다. 홍 지회장은 모든 노동조합이 동등하게 교섭할 수 있어야 진정한 노동 3권이 보장된다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반드시 폐기하고 모든 노조에 당당히 교섭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5년 임단투 승리 결의 다짐
이날 결의대회는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투쟁(임단투)의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는 장이기도 했다. 차덕현 전북지부장은 대회사에서 노동 중심 사회대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단투 승리를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더욱 신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전 조합원 총단결로 25투쟁 승리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단결된 힘으로 올해 임단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것을 다짐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체불임금 해결과 노동법 개정을 넘어,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금속노조 전북지부의 강력한 염원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