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본사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올해 상반기에만 8933억원 줄면서 자본잠식 문턱까지 남은 금액이 3784억원으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연결 기준 ‘4년 만의 흑자 전환’을 성과로 인정받아 취임 후 처음으로 7억2600만원의 상여를 받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6월 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2조8784억원으로 자본금 2조5000억원을 3784억원 웃돌았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 3조7717억원에서 반년 만에 8933억원 감소했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면 납입자본금 일부가 잠식된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 본사가 자본잠식 상태인 것은 아니지만, 별도 기준으로 자본금과 자본총계 사이에 남은 여유가 3784억원까지 줄어든 셈이다.
본업에서는 패널 값이 떨어지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패널의 ㎡당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 1297달러에서 올해 1분기 1244달러, 2분기 1079달러로 두 분기 만에 17% 내려갔다.
경쟁 구도도 녹록지 않다. TV용 LCD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해 4월 광저우 LCD 법인을 중국 TCL CSOT에 넘기며 사실상 접었고, 스마트폰용 OLED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애플 물량을 나눠온 자리를 중국 BOE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자본 감소의 배경에는 대규모 손실이 있다. LG디스플레이 본사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3363억원, 순손실 916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으로 잡힌 외환손실도 3779억원에 달했다.
이 순손실은 본사가 같은 기간 종속·관계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1449억원을 반영하고도 남은 규모다.
재무지표도 악화됐다.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약 558%에서 올해 6월 말 약 781%로 높아졌다. 유동부채는 16조5013억원인데 유동자산은 6조1382억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37%에 그쳤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부채도 지난해 말 3조870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조9251억원으로 2조544억원, 53% 늘었다. 같은 시점 본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02억원이었다.
반면 연결 기준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의 상반기 흑자라고 발표했다. 다만 상반기 연결 순손실은 9945억원이었고, 2분기만 보면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실적을 받쳐온 것은 해외 생산법인이다. 반기보고서 타법인출자 현황에 따르면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LG Display Vietnam Haiphong)은 지난해 순이익 2988억원을, 지분 70%를 가진 중국 광저우 생산법인(LG Display High-Tech China)은 2362억원을 거뒀다.
연결 기준 6월 말 자본총계는 7조6496억원으로 자본금의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본사는 적자인데…정철동, ‘4년 만의 흑자 전환’ 성과로 상여 7억2600만원
정철동 사장은 올해 상반기 총 14억5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7억2700만원에 상여 7억2600만원이 더해졌다. 정 사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2024년과 지난해에는 상여 없이 급여만 받았으며 올해 상여가 취임 후 처음이다.
회사가 공시한 상여 산정 근거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의 흑자 전환을 실현한 점’ 등이 포함됐다.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 혁신, 미래 기술 준비 등도 평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상여 산정의 근거가 된 연결 흑자와 달리 별도 기준 본사는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6241억원, 순손실 982억원을 기록했다.
상여가 실제 지급된 올해 상반기에는 본사 순손실이 9167억원으로 확대됐고, 자본총계도 8933억원 줄었다. 결국 연결 기준 흑자 성과로 상여가 지급된 사이 본사 재무제표에서는 자본잠식 문턱과의 격차가 3784억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정 사장은 2023년 11월 LG디스플레이 CEO로 선임돼 2024년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 사이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12월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의해 2024년 3월 1조2925억원의 납입을 마치고 자본을 확충했다.
이후에도 별도 기준 손실은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 본사는 2024년 3조347억원, 지난해 982억원, 올해 상반기 91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직원은 크게 줄었다.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본사 직원 수는 2023년 말 2만7791명에서 지난해 말 2만4430명, 올해 6월 말 2만3490명으로 2년 반 새 4301명(15.5%) 감소했고, 정 사장이 첫 상여를 받은 올해 상반기에만 940명이 줄었다.

인력 감축은 희망퇴직으로 이뤄졌다. 정 사장 취임 첫해인 2024년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았고, 사무직 희망퇴직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45세 이상·근속 3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다시 신청을 받았고, 올해 2분기에도 희망퇴직이 진행돼 3년 연속 인력을 내보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실적과 관련해 희망퇴직 등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이를 제외하면 사업 본연의 수익성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도 지난 7월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는 지분 36.72%를 보유한 LG전자다. LG전자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LG(35.26%)이며, ㈜LG의 최대주주는 구광모 LG그룹 회장(16.60%)이다. LG디스플레이 이사회에는 ㈜LG 부사장인 이상우 기타비상무이사도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 아래 정철동 사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 재편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별도 기준 자본이 빠르게 줄고 부채 부담까지 커진 만큼, 향후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지가 경영진의 과제로 남았다.
당장 시장의 시선은 다음 실적으로 향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2일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본사 자본총계가 자본금 아래로 내려가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는지는 이후 제출되는 3분기보고서의 별도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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