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교섭 요구 7개월 만에 첫 상견례…한화오션, 본교섭·실무교섭 병행 제안
시민사회단체, 소송 통한 교섭 지연 비판…12~16일 2차 교섭서 운영 방식 재논의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조합의 원청교섭을 둘러싸고 노동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법적 다툼을 벌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 이후 첫 단체교섭에 나섰지만, 교섭 횟수와 교섭위원의 유급시간 보장 등 기본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한화오션의 소송 대응을 교섭 지연 행위라고 비판해 온 가운데, 노사 간 실질적인 교섭이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8일 오후 4시 한화오션 사내 서문금융센터 6층 안전교육장에서 원청인 한화오션과 제1차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3월 교섭을 요구한 지 7개월 만이다.
노조 측에서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김정철 수석부지부장을 교섭대표로 웰리브지회 4명, 조선하청지회 4명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한화오션에서는 노사상생협력본부장 임원배 전무를 교섭대표로 상생협력담당 이권섭 상무 등 8명이 참석했다.

교섭 당일 오전 8일간의 고공농성을 해제한 조선하청지회 강봉재·한승철 부지회장도 노조 측 교섭위원으로 참여했다.
첫 교섭에서 금속노조는 최소 주 3회 본교섭 개최와 교섭위원의 교섭 당일 8시간 유급보장을 제안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병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명확한 회사 입장은 2차 교섭에서 밝히기로 했다.
■ 노동위 판단 뒤 행정소송…시민사회단체 “교섭 지연” 비판
앞서 한화오션은 사내 급식과 통근버스 운행,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도급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을 교섭 대상에 포함하라는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지난 1일 한화오션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 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2일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 절차에 착수했고, 법원 결정에 따라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국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의 교섭 대응과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단체들은 한화오션이 노동위원회 판단 이후에도 법적 절차를 이어가면서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정 노동조합법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정부가 원청교섭을 촉진하고 관련 시행령과 지침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김상은 위원장은 한화오션이 지방노동위원회 결정 이후에도 교섭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교섭거부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화오션의 부당노동행위가 사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 역시 본안소송의 최종 결론과는 구분된다.
■ 7개월 만에 교섭 시작…다음 주 운영 방식 다시 논의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6명은 지난달 30일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사업장 내 공장 지붕과 크레인 등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법원이 한화오션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교섭 절차가 진행됐고, 이 가운데 강봉재·한승철 부지회장은 지난 8일 오전 농성을 해제한 뒤 첫 교섭에 참석했다.
그러나 첫 교섭은 노사 교섭위원 소개와 대표자 인사, 향후 교섭 진행 방식에 대한 의견 교환 등 상견례 형식으로 마무리됐다.
금속노조가 요구한 주 3회 본교섭과 교섭 당일 8시간 유급보장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제2차 원청교섭은 오는 12일부터 16일 사이 개최될 예정이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지난 3월 한화오션에 통보한 ‘2026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설명하고, 노사는 교섭 진행 방식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첫 교섭에서도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교섭 횟수와 유급시간 보장 등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2차 교섭에서 노사가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의 첫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