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이 지났지만 GS건설의 안전관리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정부 안전관리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데다 1738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인 가운데,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과 김태진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 사장의 안전경영 체제가 주목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GS건설 반기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국토부가 지난 1월 6일 공개한 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GS건설은 최하위인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200억원 이상 공공 건설공사를 발주하거나 참여한 366개 기관·기업을 대상으로 국토안전관리원이 153개 세부지표와 건설현장 사망자 수 등을 평가해 5개 등급으로 산정한 결과다.
■ 사망자 5명에 안전평가 세 단계 하락…검단 재시공 손실 2053억원
시공사 중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도 GS건설과 함께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최상위인 ‘매우 우수’는 6곳이었다. GS건설은 정량평가 자체는 ‘우수’였으나 평가기간에 발생한 사망자 5명이 반영되면서 최종 등급이 세 단계 내려갔다고 설명해 왔다.
다만 이번 평가는 현재의 허윤홍·김태진 각자대표 체제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평가 결과가 공개된 것은 지난 1월 6일이고, GS건설이 김태진 CSSO 사장을 안전 담당 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두 달여 뒤인 3월 24일이다.
사고는 2023년 4월 29일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공공주택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지하주차장 1층 슬래브가 무너지면서 하부 구조물까지 연쇄적으로 붕괴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설계·감리·시공 전 단계의 부실이 겹친 결과라고 결론 내렸다. 구조상 32개 기둥 모두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지만 설계도면에서 15곳이 빠졌다. 붕괴 이후 확인할 수 있었던 기둥 8곳 가운데 4곳에서는 도면에 표시된 전단보강근조차 시공되지 않았다. 사고 구간의 콘크리트 압축강도도 설계기준인 24MPa에 못 미치는 16.9MPa였다.
GS건설은 사고 약 두 달 뒤인 그해 7월 AA13-1·2블록 17개동 1666가구 전체를 다시 짓기로 결정했다. 해체공사는 2024년 9월 시작해 2025년 7월 마무리됐고, 재시공은 같은 해 11월 시작됐다. 현재 목표는 2027년 10월 준공, 2028년 1월 입주다.
전면 재시공에 따른 손실은 회계장부에도 남아 있다. GS건설이 지난달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재시공 비용 등을 포함한 손실추정금액 2053억3100만원이 올해 6월 말 현재 충당부채로 계상돼 있다.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도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연속 감사·검토보고서에서 인천 검단 사고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별도로 강조했다.
문제는 비용 부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LH는 올해 1월 12일 GS건설을 상대로 1738억4263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GS건설 반기보고서에는 현재 ‘1심 진행중’으로 기재돼 있다.
지난 4월 첫 변론기일이 열린 뒤 재판부가 다음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하면서 재판 절차는 사실상 멈춰 있다. 과실 비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책임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GS건설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GS건설은 법원의 판단 없이 합의할 경우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청구액도 LH가 지금까지 부담한 손실 등을 기준으로 한 일부 청구여서 향후 소송가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영업정지 처분은 2년 반째 집행 ‘0’…허윤홍·김태진 안전체제 국감 쟁점되나
검단 사고와 관련한 행정처분 소송도 네 건이 진행 중이다. 국토부의 영업정지 8개월, 서울시의 품질·안전 관련 영업정지 각 1개월, LH의 입찰참가자격제한 12개월 처분이다. 모두 집행이 정지된 상태에서 취소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가 내린 두 건의 영업정지 처분은 1심에서 GS건설이 승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국토부의 영업정지와 LH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은 1심 단계다. 처분이 내려진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실제 집행된 영업정지는 없다.
검단 사고 이후에도 산업안전 관련 제재는 이어졌다. GS건설 반기보고서에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받은 벌금 처분 5건이 기재돼 있다. 안전인증 미이행과 안전난간 미비, 개구부 방호조치 미흡 등이 주요 사유였다.
지난해 9월 3일에는 서울 성동구 청계리버뷰자이 신축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15층 높이에서 거푸집 작업을 하다 추락해 숨졌다. 허윤홍 대표는 같은 날 사과문을 내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사고 현장의 모든 공정을 중단하고 전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검단 사고가 발생한 2023년 10월 최고경영자 교체를 결정하고 허윤홍 사장을 CEO로 내정한 뒤 2024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로 GS그룹 오너가 4세다. 검단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문경영인인 임병용 전 부회장이 물러나고 오너 일가인 허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올해 3월 24일에는 김태진 CSSO 사장을 사내이사와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해 허윤홍·김태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사장은 1962년생으로 2011년부터 GS건설 임원을 지냈으며 계열사 지씨에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상 등기임원은 이사회 의장인 허창수 회장과 허윤홍·김태진 대표 등 세 명이다.
허윤홍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건설현장 중대재해 문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증인 명단에 올랐다. 다만 감사 첫날인 10월 13일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이 철회됐다. 당시에는 ‘국감 재계 증인 최소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현재까지 올해 국정감사에서 GS건설 경영진의 증인 채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단 사고 직후인 2023년 국정감사에서는 임병용 당시 대표가 직접 증인석에 섰다. 임 전 대표는 신속한 보상과 전면 재시공을 약속하면서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입주 지연을 배상하고, LH는 사업시행자로서 계약자에게 보상해야 한다며 책임 범위를 구분했다. 3년 뒤 LH가 GS건설을 상대로 1738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당시의 비용 부담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GS건설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GS가 아니라 허창수 회장 개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허 회장은 지분 5.95%(508만9463주)를 보유하고 있다. 허윤홍 3.89%, 허진수 3.55%, 허명수 2.84%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23.02%다. ㈜GS는 GS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 상반기 GS건설에서 33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같은 기간 허윤홍 사장은 14억2400만원, 김태진 사장은 8억400만원을 받았다. 허 회장의 보수는 급여 12억8900만원과 상여 20억6100만원으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연결 기준 16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기순이익은 250억7700만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지배주주에게 돌아가는 순이익은 26억2100만원이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14억600만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기본주당손익도 26원 손실이었다.
허창수 회장 한 사람의 상반기 보수 33억5000만원은 같은 기간 지배주주에게 귀속된 순이익 26억2100만원보다 많았다. 허 회장과 허윤홍·김태진 대표 등 등기이사 세 명의 보수총액 49억6800만원은 지배주주 순이익의 약 1.9배였다.
다만 허창수 회장은 GS건설 이사회 의장이지만 대표이사는 아니다. 검단 사고나 안전관리 수준평가와 관련해 허 회장 개인이 기소되거나 제재를 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GS건설의 안전경영 문제가 다뤄질 경우 허윤홍·김태진 각자대표 체제 이후 안전관리 실적이 주요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작업중지권 행사 실적과 고위험 공정 사전검토 결과, 협력사를 포함한 사망·부상자 추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검단 재시공 공정률과 입주예정자 보상 이행 상황, LH와의 비용 분담 문제 역시 2023년 국정감사 당시 약속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현재까지 GS건설 경영진의 증인 채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실제 질의 여부도 국토교통위원회의 증인 채택과 의제 선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