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생명)
주요 기사

홍원학 삼성생명, 7.7조 부채→자본 전환…삼성전자 1.2조 팔고도 ‘유배당 계약자 외면’ 논란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생명)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이 이달 상반기 실적 발표와 KDB생명 인수전을 앞두고도 유배당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할 배당 재원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회계정책 변경으로 계약자 몫 7조 원대가 부채에서 자본으로 넘어가고, 삼성전자 주식 매각으로 1조2천억 원을 확보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13일 2026 회계연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연다. 회계장부에서 ‘계약자지분조정’ 계정이 사라진 뒤 처음 맞는 반기 실적 발표다. 회사를 이끄는 홍원학 대표이사는 삼성화재 대표를 지낸 뒤 2024년 3월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28일 삼성전자로부터 분기배당도 받는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결정한 주당 374원의 분기배당을 삼성생명 보유 주식 4억9천766만185주에 적용하면 약 1천861억 원(본지 계산)이다. 삼성생명은 지분 8.51%를 쥔 삼성전자 최대주주다.

이 지분은 지난 3월 한 차례 줄었다. 삼성생명은 3월 19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 주식 일부 매각을 의결하고 다음 날 시간외 대량매매로 보통주 624만4천658주를 처분했다. 확정 처분금액은 1조2천176억 원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한도인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으로, 공시에는 처분 목적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 사전 해소”로 기재됐다.

매각이 이뤄진 1분기 삼성생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한 1조3천578억 원, 당기순이익은 83.1% 증가한 1조2천403억 원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연결 자본총계는 83조3천10억 원으로 석 달 만에 18조 원 이상 불어났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통해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각분에 대해 “계약자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적었고, 올해 3월 매각분에 대해서도 “배분금액이 연말 유배당 결손액에 미치지 못하여 추가적인 배당재원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측은 고정금리 유배당계약에 매년 지급할 이자가 평균 7% 수준인 반면 2025 회계연도 자산운용수익률은 4%에 그쳐 역마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6년 이후 40년간 31차례에 걸쳐 누적 3조9천억 원의 계약자배당을 지급했으나, 이익잉여금으로 유배당 결손을 보전한 금액이 누적 11조3천억 원에 달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향후 삼성전자의 추가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 재매각이 발생하더라도 배당재원 추가 발생은 어려울 것으로 사업보고서에 미리 밝혔다. 2025년 말 기준 연결 유배당보험계약부채는 71조6천124억 원 규모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부채의 자본 전환도 대규모로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에도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을 부채로 계상하는 이른바 ‘일탈회계’를 적용해 왔으나,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회신을 통해 “일탈회계를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고 기업회계기준서 제1117호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통보하면서 이를 철회하고 과거 재무제표를 소급 재작성했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2024년 1월 1일 시점 7조7천352억 원, 2024년 12월 31일 시점 5조3천648억 원의 부채가 자본으로 재분류됐다. 2025년 재무상태표상 ‘계약자지분조정’ 잔액은 0원이 됐다. 재작성 전 기준으로 공시됐던 별도 부채비율은 2024년 말 997.01%였으나 2025년 말에는 449.39%로 낮아졌다. 삼성생명은 이러한 회계상 변경이 “약관상 유배당계약자의 권리 관계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계약자 배당 재원 미발생 결정과 달리 주주 대상 환원책은 강화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의결한 3월 19일 같은 날 이사회에 ‘주주환원율 중장기 50%’ 목표를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고했다. 2025 회계연도 이익배당금은 전년 대비 17.8% 늘어난 9천517억 원으로 결정됐다. 삼성생명은 삼성 기업집단 동일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분 10.44%를 직접 보유한 회사이기도 하다.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6월 사모투자신탁에 8천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미국·영국 자산운용 법인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로 의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KDB생명 인수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KDB생명 매각은 이달 중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자산총계는 16조5천576억 원이다.

한편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법무법인 휘명은 지난 5월 유배당 계약자 모집에 착수해 금융감독원 진정과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진정서 제출과 소 제기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