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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조 “임원만 자사주 327주”…정의선 회장 ‘소각의무 예외’ 정조준

23일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대의원들이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에게만 지급된 자사주를 조합원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의원들은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가 ‘임직원 보상’ 명분으로 승인된 뒤 실제로는 임원 중심으로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23일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대의원들이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에게만 지급된 자사주를 조합원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의원들은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가 ‘임직원 보상’ 명분으로 승인된 뒤 실제로는 임원 중심으로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임직원 보상 명분으로 임원 163명에 5천600만원어치만 지급”

기아 노동조합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겨냥해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의무를 회피하고 자사주를 임원에게만 배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대의원들은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가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자사주를 임원에게만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기아는 2026년 3월 20일 정기주주총회 승인 이후 같은 해 4월 1일 임원 163명에게 1인당 약 327주, 당시 시가 기준 약 5,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반면 일반 직원에게는 동일한 자사주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러한 임원 자사주 지급 내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도 확인된다. 기아 사업보고서 기준 자기주식 수는 2025년 말 181만273주였으나, 이후 제출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서는 175만6,955주로 약 5만3천 주 감소했다. 이는 임원 163명에게 1인당 327주씩 지급한 규모인 5만3,301주와 사실상 일치한다.

대의원들은 “특정 세력, 임원들만 자사주를 지급받았다”며 조합원에게도 동일하게 자사주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 “임직원 보상으로 승인받고 임원에게만 집행”

쟁점은 2026년 3월 6일 시행된 개정 상법 제341조의4다. 이 조항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원칙을 정하면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 ‘임직원 보상’ 목적인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계획에 따라 소각 없이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기아 이사회는 이 시행을 전후해 2026년 3월 3일 ‘임원 보상제도 개편’을 의결하고, 3월 20일 ‘자기주식 처분’과 ‘임원 직급별 주식 보상 지급 한도’를 잇따라 승인한 것으로 공시에 나타난다.

노조는 “임직원은 임원과 직원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데, 기아는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보상’으로 승인을 받고 실제로는 임원 전용으로 집행했다”며 주주총회 승인 내용과 실제 집행 내용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노조는 자본시장법상 공시 의무 위반,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여부 등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가 자체 첨부한 법률 자문에서도 형사상 업무상 배임죄 성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자문은 “이번 자사주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고 상법상 예외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했다”며 배임죄 인정은 어렵다고 봤다. 대신 공시 내용과 실제 집행의 괴리, 성과지표 검증 부재 등을 근거로 한 민사·행정적 대응 가능성을 ‘중간’ 수준으로 제시했다.

기아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2025년 말 기준 181만273주(발행주식의 0.46%)로, 노조가 “전량 조합원에게 지급하라”고 요구한 규모와 일치한다. 노조는 조합원 1인당 246주 이상 지급을 요구하고 있어 올해 임금·단체협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최대 실적’ 강조했지만…2025년 영업이익은 감소

노조는 이날 “회사가 매년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발표하면서도 성과 배분에는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정의선 회장의 2025년 보수는 174억6천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1.6% 늘었으며, 이 가운데 기아에서 받은 보수가 54억원으로 처음 반영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기아 사업보고서상 송호성 사장은 30억4천200만원, 최준영 사장은 22억7천400만원을 받았다. 기아의 2025년 주당 결산배당금은 6천800원, 현금배당 총액은 2조6천42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 지분 1.81%(706만1천331주)를 보유하고 있어, 기아 배당으로만 약 480억원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2022년 7조2천331억원(영업이익률 8.4%), 2023년 11조6천79억원(11.6%), 2024년 12조6천671억원(11.8%), 2025년 9조781억원(8.0%)이었다. 매출은 2025년 114조1천40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28.3% 줄었다.

기아는 사업보고서에서 “미국 관세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당 배당금을 전년 6천500원에서 6천800원으로 확대했다고 밝혀, 2025년 이익이 감소했음을 회사도 인정하고 있다. 이익 둔화 흐름은 올해도 이어져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2조2천51억원, 영업이익률은 7.5%로 2024년 11%대 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답을 회피하고 있다”며 ▲ 자사주 소각 의무 원칙 위반 시정 ▲ 임원과 동일한 종업원 자사주 지급 ▲ 임원 중심 성과 보상 체계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기아는 이번 자사주 처분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상법상 ‘임직원 보상’ 예외 요건을 충족한 적법한 절차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직원이 받아 온 자사주와 이번 임원 자사주는 성격이 다르다. 기아는 2023년부터 매년 11월 임금·단체협상 타결에 따라 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해 왔고, 2025년 11월에도 216만3천96주를 직원 몫으로 풀었다. 이는 노사 교섭으로 정해진 임금성 보상이다.

반면 이번 4월 임원 자사주는 임단협과 무관하게, 개정 상법상 소각 대상이 될 수 있는 자기주식을 ‘임직원 보상’ 예외로 소각하지 않고 임원 163명에게만 배분한 것이다.

노조의 문제 제기도 이 지점에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그 가치가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모든 주주에게 비례해 돌아가지만, 기아는 ‘임직원 전체 보상’을 명분으로 소각을 피한 뒤 실제 지급은 임원에게만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같은 기간 직원 성과급 합의률은 2022년 58%에서 2023년 57%, 2024년 45%, 2025년 36%로 매년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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