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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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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비은행 야심’, 소액주주 희생 위에 세워지나…동양생명 잔혹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비은행 부문 강화의 핵심, 동양생명보험(이하 동양생명)이 상장폐지와 합병이라는 급물살을 타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동양생명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ABL생명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으나, 실적 악화와 낮은 주식 교환 비율로 인해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결의한 데 이어, 4월 29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동양생명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강제 교환하는 방식으로, 산출된 교환 비율은 우리금융지주 1주당 동양생명 0.2521056주다.

주주들이 가장 분개하는 지점은 가치 평가다. 주식 교환을 위한 동양생명의 교환가액은 8,720원으로 책정됐으며, 교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지급되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이보다 더 낮은 8,505원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금융이 2024년 중국 다자보험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인수할 당시 주당 1만562원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약 17.4% 낮은 수준이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주주와 소액주주에게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동양생명은 2009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약 17년 만에 상장폐지될 예정이어서, 소액주주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헐값에 주식을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예정대로라면 7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8월 11일 주식 교환이 완료되고, 8월 말 동양생명은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여기에 소각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동양생명은 4월 24일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미 교환 비율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소각 효과에 따른 주가 상승분이 기존 소액주주가 아닌 우리금융 측에 귀속된다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 수익성 급락에 내부통제 리스크까지…인수 1년 만에 ‘난항’

동양생명은 인수 직후부터 임종룡 회장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2025년 동양생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88억원으로, 전년(3,680억원) 대비 무려 1,692억원(약 46%) 급감했다. 보험영업손익이 1,606억원이나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보험금 지급 증가와 손해율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수익성이 낮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줄이고 종신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1분기 K-ICS(신지급여력비율)는 185.8%로 전년 동기보다 58.6%포인트 상승하는 등 자본 건전성은 개선됐다. 그러나 신한라이프의 CSM 잔액(7조7,249억원)이나 KB라이프의 K-ICS 비율(277.8%)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부 통제 리스크도 여전하다. 동양생명은 최근 5년 내 수차례 과징금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2024년에는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위반 및 보험계약의 부당 소멸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총 4억원 이상의 과징금 및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또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주주들의 반발은 단순 항의를 넘어 법적 대응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의결권 결집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 3% 모집에 나섰으며, 이를 토대로 ‘주주총회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할 계획이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7월 24일 임시주총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 소액주주 대표는 “최악의 경우 혼자서라도 가처분을 진행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 자사주 매입 시점 둘러싼 공정성 논란…법적 분쟁 확산

주주들이 문제 삼는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가격 산정 기준 기간의 공정성’이다. 우리금융은 2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교환가액 산정 기준 기간(3월 24일~4월 23일)이 이 기간과 겹쳤다. 주주 측은 자사주 매입으로 우리금융 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교환 비율 산정에서 동양생명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우리금융 측은 “자사주 매입은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주주가치 제고 차원의 조치이며, 주식 교환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 및 의무공개매수 제도 시행 전에 상장폐지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희창 동양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법 개정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는 대로 동양생명을 완전 자회사로 만든 뒤, ABL생명과의 합병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산 규모 55조원대의 대형 생명보험사가 탄생해 단숨에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룹 내 동일한 생보업을 영위하는 두 회사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주주들은 그룹의 시너지를 위해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소액주주는 간담회 현장에서 “결혼식장에 초대해 놓고 밥 안 주는 느낌”이라며 주주 보상 부족 문제를 지적했고, 또 다른 주주는 “임종룡 회장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해 동양생명을 이용하고, 이제는 주주들을 내쫓으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금융은 5월 6일 주주간담회를 열고 독립 사외이사 3인과 외부 전문가 1인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운영, 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복수 평가 방식을 통한 외부 검토 등 절차적 공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외부 시선을 의식한 형식적 절차에 가까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7월 임시주총을 분수령으로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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