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 사진=NH농협생명 제공
주요 기사

박병희 대표 체제 NH농협생명, 1분기 순익 58% 급감…미래 가치 5,600억 ‘증발’ 쇼크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 사진=NH농협생명 제공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 사진=NH농협생명 제공

금감원 ‘일탈 회계’ 철퇴에 자본 315억 소급 삭제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이사가 취임 당시 내세운 ‘영업 중심의 내실 경영’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실적 지표 개선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넘게 감소한 데 이어, 생명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도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약 5,6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에 수익으로 인식됐던 금액이 실제 이익이 아닌 것으로 판단돼 장부에서 제외된 결과다.

29일 금감원 공시시스템과 농협금융지주 경영실적 공시 등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의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5년 1분기(651억 원) 대비 58.2% 감소한 수준이다.

농협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대비 21.7%나 급증한 상황에서, 생명보험 부문만 유독 수익이 반토막 나며 그룹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구멍’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CSM의 변동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보고서 주석을 분석한 결과, NH농협생명은 2025년 한 해 동안 계리적 가정 변경(마진 조정)에 따라 5,592억 원의 CSM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확보한 신계약 CSM 5,021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신규 계약을 통해 축적한 CSM보다 기존 계약에 대한 가정 조정 규모가 더 컸다는 점에서, 박병희 대표 체제의 영업 구조와 계약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영향으로 2025년 말 기준 CSM은 4조 2,9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24억 원(6.4%) 감소하며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재무제표의 신뢰성 역시 당국의 지적 대상이 됐다. NH농협생명은 그간 유배당 보험계약의 배당 의무액을 부채가 아닌 자본(계약자지분조정)으로 처리해 자본을 부풀려온 관행에 대해, 2025년 1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IFRS 기준과 불일치한다는 ‘일탈회계 중단’ 지침을 전달받고 2024년 재무제표를 전격 소급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2024년 말 기준 자본은 315억 5,100만 원이 즉각 삭감되었으며, 2024년 1월 1일 기초 자본 기준으로는 무려 394억 8,900만 원의 자본이 조정되어 증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NH농협생명은 실적 저하의 원인으로 법인세 비용 증가(전년 대비 57.3%)를 들고 있으나,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본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연간 보험손익이 3,8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감소하며 수익 기반 자체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내부통제 부실 이슈 역시 박 대표가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다. NH농협생명은 2024년 한 해 동안 설명의무 위반 및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위반 등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총 2억 9,100만 원의 과징금과 1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주목할 점은 해당 위반 사례들에 대한 대규모 처분이 박 대표가 영업 현장(농축협/방카 채널)을 총괄하던 사업1부문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내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판촉물 리베이트 의혹’도 내부통제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농협생명은 2024년 12월 지역 농·축협 판매 실적 제고를 위한 판촉용으로 20억 원 규모 핸드크림 세트(10만 개)를 수의계약으로 발주했으나, 납품 기한까지 실제 납품된 물량은 절반인 5만 개에 불과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납품 과정에 농협생명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와 페이퍼컴퍼니가 연루됐으며, 단가 부풀리기를 통한 리베이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비리 혐의가 굉장히 짙다”며 사실관계 확인과 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박병희 대표는 해당 수의계약 당시 부사장으로서 결재라인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져, 내부통제 미흡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계약 효과를 웃도는 5,600억 원 규모의 가정 변경은 경영 판단의 보수성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며 “순익 감소와 미래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상황에서 박병희 대표가 내세운 ‘내실 경영’ 기조 역시 성과 검증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배경 클릭 또는 ESC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