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이마트와 핵심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창사 이래 가장 큰 변곡점에 서 있다. 수십 년간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해온 단체급식 사업을 매각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모기업 이마트는 신세계푸드의 자진 상장폐지를 목표로 한 지배구조 개편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행보는 정용진 회장이 주도해온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등 저수익 사업 정리 중심의 그룹 재편 기조와 맞물리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 ‘정용진호(號) 이마트’ 목표 미달에도 ‘상폐 강행’… 주식매수청구권 등 재무 리스크가 관건
25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2025년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22일간 자발적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마트는 유통주식 전량 취득을 노렸으나, 실제 응모된 주식은 42만 5,206주(약 29%)에 그쳤다. 하지만 정용진 회장(이마트 지분 28.85% 보유)이 이끄는 이마트는 물러서지 않고 계열사인 (주)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보유했던 지분 8.60%(332,910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전량 인수하며 지배력을 보강했다.
이로써 2026년 1월 16일 기준 이마트의 직접 지분율은 66.45%로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자사주(6.64%) 등을 합산한 이마트 측의 총 지배 지분은 73.10%에 달한다.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인 95%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가능한 70% 이상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상폐 강행’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상장폐지 과정에서 가장 큰 재무적 변수는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이마트는 부족한 지분을 채우기 위해 상법 제360조의2에 의거한 ‘포괄적 주식교환’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지분율 약 39.22%)들이 권리를 행사하면 신세계푸드는 해당 주식을 사들여야 할 법적 의무를 진다.
신세계푸드는 공시를 통해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수반될 경우 이에 따른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현재 최대주주 지분율을 고려할 때 잔여 유통 주식이 제한적이어서 보유 유동성 범위 내에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절차 진행 과정에서 일시적인 현금성 자산 감소 및 유동성 지표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투자자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알짜 급식 떼고 ‘원 이마트’ 시너지 가속… 수익성 공백 메우기가 숙제
사업 부문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2월 1일자로 단체급식 사업부문을 고메드갤러리아 주식회사에 1,200억 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고 제조 및 유통 중심의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매각된 급식 부문이 2025년 3분기 기준 당사 전체 영업이익의 64.86%를 차지하던 핵심 수익원이었다는 점이 뼈아프다. 회사 측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9,195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이마트가 상장폐지를 밀어붙이는 배경은 경영 효율화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에 있다. 최근 이마트는 한채양 대표 선임 이후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에메랄드에스피브이를 흡수합병하는 등 ‘통합 이마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산 총계 34.9조 원, 연 매출 21.6조 원(25.9월 기준) 규모의 거대 공룡 이마트가 신세계푸드까지 완전 자회사로 품을 경우, 상품 기획부터 제조, 유통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 시너지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만 비상장 전환 후에는 유가증권시장을 통한 증자 등 직접적인 자금 조달이 차단된다는 점이 한계다. 향후 대규모 투자나 실적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마트의 지원이나 금융권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급식사업 매각 이후 수익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현금흐름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결국 신세계푸드의 비상장 전환은 정용진 회장이 강조해 온 ‘속도와 효율’을 위해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일부 내려놓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HMR과 외식·제조 부문에서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이번 상장폐지와 지배구조 개편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