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SSG닷컴·G마켓, 통합 대신 계열사별 독자 전략 가속
지마켓 2천691억 손상차손 등 적자 부담 확대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가 출범 3년 만에 사실상 종료된다. 그룹 차원의 통합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계열사별 채널 특성에 맞춘 ‘각자도생’식 독자 노선으로 전면 재편하며 실리 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3일 유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기존 통합 멤버십과는 별개인 신규 유료 멤버십 도입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혜택 설계에 착수했다. 앞서 SSG닷컴이 ‘쓱세븐클럽’을, G마켓이 ‘꼭 멤버십’을 각각 선보인 데 이어 그룹 내 ‘맏형’인 이마트까지 독자 행보에 가세한 것이다.
◇ 지마켓 2천691억 손상차손 ‘직격탄’…실적 부진에 백기 든 유니버스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최근 재무적 부담과 수익성 제고 기조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마켓의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2024년 관련 유·무형자산에 대해 2천691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2021년 인수 이후 기대됐던 사업 시너지의 가시화가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도 함께 확인된다. 이마트는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의 물류센터 매각과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양도 등 자산 효율화 조치를 통해 차입금 부담을 완화해왔다. 그 결과 2025년 3분기 누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천3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7% 증가하며 실적 회복의 흐름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자산 손상을 반영한 G마켓 등 이커머스 부문의 실적 부담을 통합 멤버십을 통해 오프라인 수익으로 보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시에서 드러난 비용 효율화 기조가 계열사별 독자 멤버십 구축 등 전략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백지장도 맞들면 무겁다”…본업 경쟁력 강화 위한 ‘단순 적립’ 승부수
지난 2023년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출범 당시,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룹은 당시 멤버십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록인(Lock-in)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계열사별로 쿠폰을 개별 수령해야 하는 구조와 복잡한 이용 조건 등이 소비자 이용 편의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신세계는 ‘통합’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계열사별 독자 멤버십 강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SSG닷컴은 결제 금액의 7%를 적립해주는 유료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도입했으며, G마켓 역시 쿠폰 중심 혜택을 축소하고 구매 금액에 따라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꼭 멤버십’을 선보였다. 이마트도 별도 유료 멤버십 도입을 검토·준비 중으로,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고객 특성을 고려한 적립형 모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이마트가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제시한 ‘할인점 플러스 신장 확대 및 트레이더스 외형 성장 지속’이라는 턴어라운드 전략 고도화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 이마트의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 실적 반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2조5천35억 원을 기록했다.
◇ 소비 침체·고금리 등 리스크 여전…브랜드 호감도 회복이 숙제
다만 계열사별 사업 재편과 독자 전략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마트는 공시를 통해 고금리 기조와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소비 위축 등이 향후 실적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고자산 회전율 둔화와 비용 부담 확대 역시 수익성 개선의 제약 요인으로 명시됐다.
2025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51.1%로 전년 말 대비 6.2%포인트 개선됐지만, 연간 1조 원 안팎의 설비투자와 점포 관련 투자가 예정돼 있어 중장기적으로 차입금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통업계에서는 통합 전략의 조정 여부와 무관하게 각 계열사가 본업 경쟁력을 통해 실적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단기적인 마케팅 수단보다 이마트와 G마켓, SSG닷컴 등 각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력, 고객 신뢰 회복이 핵심 변수”라며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전반에서 쿠팡·알리익스프레스 등과의 경쟁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략 전환의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