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도 배제하지 않은 모두의 전환, 이제 시작합시다’ 기자회견이 29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렸다.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을 염원하는 ‘정의로운 전환 2025 공동행동’은 이날 공공재생에너지법 국민동의청원 성사 소식을 알리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현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놓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청원은 공공재생에너지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신속한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에너지 민영화를 막아 공공성을 강화하며, 석탄발전소 폐쇄 지역과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 시민들의 뜨거운 염원, 5만 청원으로 결실 맺다
공공재생에너지법 청원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7일까지 한 달간 전국 각지 시민들의 참여로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무더운 여름 아침 지하철역에서 출근 선전전을 펼친 시민들, 작업장에서 쉬는 시간을 쪼개 인증사진을 보낸 노동자들, 온라인에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당신의 1분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이들, 그리고 6월 2일 태안화력발전소 산재 사고로 사망한 김충현 노동자 동료들의 외침이 모두 이 청원에 담겨 있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뜨거운 염원과 노력이 모여 공공재생에너지법 5만 청원 달성이라는 결실을 보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이는 법안을 준비하고 청원을 조직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기후정의운동이 함께 이뤄낸 소중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국민동의청원 과정에서 공공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확고한 지지가 확인되기도 했다. 녹색연합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1500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가장 적절한 주체를 ‘공공’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전기가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와 직결된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에 공공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의 90% 이상이 민영화되어 있으며, 해상풍력 사업 허가의 60% 이상이 해외자본에 부여된 상황에서, 시민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중요한 사회 인프라인 재생에너지를 민영화하거나 해외 기업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회와 정부에 촉구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길
청원 성사는 중요한 도약이지만,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참여한 소중한 청원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공공재생에너지법을 즉시 검토하고 입법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기후 목표에 부합하게 빠르게 이루려면 공공재생에너지를 중심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2040년 탈석탄을 공약한 것과 관련, 현재 가동 중인 61기의 석탄발전소를 15년 안에 모두 폐쇄하는 과정이 지역사회와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정책에 따른 고통을 전가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고 이들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의 원칙부터 주요 주체까지 공공성을 중심에 둔 방법론을 확립한다면, 신속하고도 정의로운 전환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최 측은 내다봤다. 이에 국회는 즉각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기후정의운동과 시민사회, 노동운동은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을 위해 더 큰 힘을 모을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과 해외자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법안 통과를 국회 논의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시민과 노동자의 투쟁으로 공공재생에너지를 현실화시킬 운동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올해 12월 태안화력1호기를 시작으로 석탄발전소가 연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고용보장과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발전노동자의 투쟁에 연대하며 공공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확산할 계획이다. 오는 9월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수만 명의 기후정의행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공재생에너지를 통한 기후정의 실현을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청원 운동에 힘을 보태준 기후정의의 현장과 연대하고, 더 많은 토론 과제를 알려준 시민들과 대화하며 공공재생에너지를 현실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5만 1431명 시민의 청원 동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으며,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에 대한 시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러나 법안 제정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는 만큼,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국회 및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숙의 과정을 통해 정의로운 전환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