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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집중호우로 경기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 2대가 깔리고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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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시공 40대 사망 옹벽 붕괴, 2018년 전조에도 방치 논란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경기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 2대가 깔리고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경기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 2대가 깔리고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도 오산 옹벽 붕괴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수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드러난 구조적 결함과 무관심이 빚어낸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또한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옹벽이 붕괴해 40대 가장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 시민 경고 묵살과 현대건설의 책임론

19일 업계에 따르면 사고 발생 1년 4개월 전인 지난해 3월, 한 시민이 오산시에 전화해 옹벽의 붕괴 위험을 경고했음이 18일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실제로 일부 화물차가 옹벽에 긁히기도 했지만, 당시 오산시는 “현장 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 옹벽은 2018년 이미 사고 지점 반대편에서 동일한 옹벽이 붕괴된 전력이 있는 구조물이었다.

현대건설 측은 “하자보수 책임 기간(10년)이 끝났고,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설계에 따라 시공했으며 골재 충전은 하청사가 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공 인프라를 시공한 기업으로서,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기술적·도덕적 책임은 단순 하자보수 기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리드 공법의 특성상 시공 정밀성과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점토와 같은 저가 재료 사용 시 붕괴 위험이 커진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 2018년 사고 이후에도 방치된 옹벽

2018년 동일 도로 반대편 옹벽 붕괴 후 오산시는 대규모 보강 공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에 무너진 옹벽은 당시에도 전혀 보강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도현 오산시의회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너진 쪽만 보강하고 반대편은 방치한 오산시뿐 아니라 LH, 그리고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아래쪽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아래쪽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 업계 관계자는 2018년 보강 공사 진행 사실이 동일 구조를 공유하는 옹벽 전체에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을 의미하며, 책임 있는 시공사라면 당시 LH나 오산시에 전수조사 또는 정밀안전진단 필요성을 제기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어떠한 후속 조치 요구도 하지 않았고, 2018년은 2011년 준공으로부터 7년이 지나 하자보수 책임기간이 종료되지 않았을 때였다.

■ 정밀 안전 점검 보고서의 경고와 수사 진행

현대건설은 법적 하자보수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책임을 부인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인프라에 대한 기술적, 사회적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오산시장과 화상통화에서 “(옹벽 붕괴 사고가)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응을 잘 못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라며 도로 전면 통제 미비 이유를 따져 물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2개월 전 정밀안전점검 보고서에 옹벽 포장 소성변형, 콘크리트 부식, 배수로 이물질 축적 등 배수 및 방수 문제에 대한 우려가 명확히 담겨 있었다. ‘백화현상’ 또한 옹벽 배수 문제를 시사했으며, 전문가들은 옹벽 내부로 물이 스며들어 수압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오산시 측은 “지자체로서는 안전 점검 결과를 믿을 수밖에 없었고, 옹벽에 물이 찼는지도 뜯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경찰은 오산시와 현대건설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지나간 지금, 중대시민재해법 적용 여부를 포함해 관계 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 대상 시간은 2018년 1차 사고뿐 아니라 2011년 준공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단순히 한 업체의 부실을 넘어,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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