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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 노조, 사상 첫 파업 예고…임금 인상·’불통 경영’ 반발


찬반투표 90.6% 압도적 가결…8차례 교섭 끝 결렬
노조 “모순된 경영진 행보에 직원 분노 폭발” 비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노동조합이 사상 첫 파업을 예고하며 임금 인상 요구와 회사의 ‘불통 경영’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글과컴퓨터지회(행동주의)는 지난달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0.6%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 8차례 임금 교섭 결렬…노조 “최대 실적에도 저조한 인상률 제시”

한컴 노조는 지난 1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8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3년간의 평균 임금 인상률(7.2%, 6.8%, 6.5%)을 고려해 최초 7.6%를 제시한 뒤 7.3%의 평균 임금 인상률을 제안했다.

반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한컴 측은 최초 2%를 제시한 이후 4%, 4.3% 등 저조한 인상률을 고수하며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지난달 15일 임금 교섭이 결렬되자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2차 조정 회의를 앞두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노조 설립 이후 첫 임금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에 진행된 2차 조정 회의마저도 회사 측 결정권자의 불참과 노사 간 견해차로 지난달 27일 0시 9분 최종 불성립됐다.

■ ‘불통 경영’과 ‘모순된 행보’에 직원들 분노 폭발

한컴 직원 400여 명 중 과반수가 조직된 단일 노동조합인 ‘행동주의’는 이번 임금 인상에 대한 직원들의 광범위한 불만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일관성 없는 태도와 경영진의 모순된 행보는 직원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25일 한컴은 강당에서 직원들에게 추가 재원 마련을 통해 성과 중심의 인사 제도 개편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회사 측은 “직원들의 임금을 줄여서 발생한 차액으로 성과 중심 개편을 진행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기존 설명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더욱이, 지난 4월 7일 대표이사가 “기본급 없이 성과급만 받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1분기 재무제표에는 대표이사만 연봉이 인상되어 매월 3천75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추가로 수령한 5억 원의 성과급에 대해 전년 대비 계량지표상 매출 24.2% 증가와 비계량지표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균하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은 “회사가 직원과의 소통 없이 제도를 개편하고, 거짓과 모순으로 얼룩진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직원들의 분노를 샀다”며 “이는 압도적인 쟁의행위 찬성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첫 쟁의행위 돌입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내부 상황과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및 수도권지부 등과의 공동투쟁 등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한 뒤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지회장은 “회사는 직원들의 분노를 직시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단결과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지회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으로,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주요 IT기업 노조들과 함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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