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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물류센터 노동자들, 생존을 위한 제도 개선 촉구

폭염 속 물류센터 노동자들, 생존을 위한 제도 개선 촉구

폭염으로 인해 물류센터가 찜통처럼 변한 가운데,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28일 국회 앞에서 물류노동자 폭염투쟁 보고 및 폭염대책 입법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법제도 공백으로 폭염 속 노동환경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물류센터 현장에서 온열질환은 갈수록 치명적인 산업재해 원인이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여름, 지부는 폭염 기간 동안 물류센터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고, 고용노동부의 혹서기 지침 준수 여부를 감시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지청별 면담을 통해 물류센터 현장 감독과 실질적인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 토론회와 의원실 면담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여전히 부재하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김태인 사무처장은 “물류센터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폭염에 대한 보건조치 의무를 사업주에게 부과해야 한다. 건축법을 개정하여 물류센터를 기존 창고시설에서 제외하고 냉난방장치 설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폭염에 물류센터 노동자에게 유급 휴게시간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폭염에 노동자들이 쓰러지지 않게 22대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입법 요구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

전국물류센터 민병조 지부장은 “법적 제도적 한계와 사업주의 의지 결여로 인한 현장 냉방장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쿠팡 제주캠프 노동자가 업무과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진택배에서는 상하차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지금이라도 고용노동부는 안지켜도 그만인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조항으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는 사업장에 대해서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김민혁 사무장은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을 증언했다. “쿠팡 물류센터 현장의 여름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움켜쥐게 될 정도로 극도로 덥고 습하고 숨막히는 현장이다. 내가 근무하는 쿠팡 안성5센터 야간 밤샘 노동 현장은 내부 온도가 매일 31도에서 시작해 아무리 낮아도 28도에서 멈춘다. 그러나 회사가 준 휴게시간은 식사시간 60분, 중간에 15분 휴게시간이 전부이다. 인력이 부족해서 물량이 밀리는데 관리자들은 빨리 하라고 재촉한다.”며 쿠팡 물류센터의 참혹한 현실을 알렸다.

참가자들은 입법 요구안 내용으로 ▲폭염 또는 한파 등의 기온으로 인한 건강상 위협을 위험요인으로 보고 사업주에게 방안을 마련하도록 의무부여하는 산안법 개정 ▲작업중지 조항에 폭염 또는 한랭 등의 위험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산안법 개정 ▲작업환경의 일정 수준의 온도습도로 올라갈 경우 고열작업환경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규정 마련 ▲물류시설을 창고시설이 아니라 작업장으로 규정하고 냉난방시설 설치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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