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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양식품 탈의실 폭행 녹취 공개… 80대 노모·장애 동생 돌보며 치료비 한푼도 못받아

삼양식품 본사 전경./제공=삼양식품

라면업계 2위 삼양식품이 라면 반죽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손이 장갑과 함께 컨베이어 벨트 롤러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큰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고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는 회사에서 “가구에 손이 끼었다고 진술하라고 해, 병원에 가서 거짓 진술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40대 이 여성은 3월 말 사고 이후 지금까지 산업재해 보험처리도 못 받아 현재까지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스스로 감당하며 무급으로 일을 쉬고 있다. 이 여성은 80대 노모와 장애가 있는 36세 남동생을 혼자 챙겨야 하는 가장이다.

게다가 이 여성은 삼양식품 근무 기간 동안에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폭행, 욕설, 집단 따돌림 등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6일 피해자 A 씨(48세)와 삼양식품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난 3월 27일 아침 삼양식품 익산공장 5호기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밀가루 반죽이 롤러에 의해 펴지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삼양식품 컨베이어 벨트 롤러 사고 이후 6개월이 지났는데도 피해자의 손에 상처가 깊게 남아있다.

그런데 반죽이 떡처럼 되어 이를 피는 과정에서 피해자 A 씨 손이 장갑과 함께 롤러로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됐다.

크게 손을 다친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병원에 함께 온 회사 직원은 작업 중에 다친 게 아니라 “가구에 손이 끼었다고 진술하라고 해 거짓 진술을 하게 됐다”라고 A 씨는 전했다.

그는 “오랜 계약직 기간을 끝내고 정규직 직원이 겨우 됐는데, 회사에서 잘릴까 봐 시키는 대로 했다”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6개월이 지났는데도, 이 여성은 병원 치료를 받으며 일을 쉬고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삼양식품 익산공장 모습 /제공=삼양식품

A 씨는 “산재도 못 받고 공상처리도 안 해준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수백만 원의 병원비가 나왔다”라며 “현재 80대 노모와 똥 오줌을 혼자 못 가리는 36살 남동생이 있다. 동생은 말도 못 하고 장애가 있다. 저는 집의 가장으로 오랫동안 생계를 책임졌는데 그동안 모아 둔 돈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이 여성은 공장 내에서도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폭행,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하기까지 했다.

탈의실에서 자행된 폭행으로 쇄골이 골절돼 추가 치료도 받고 있다.

A 씨는 “제가 면과 수프를 검사한 후 B 씨가 이를 최종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 고의로 이를 하지 않아 저를 곤란하게 만들고 기계가 멈추거나 고장 나는 등 이런 사고 발생 책임을 제가 모두 지게 된다”라고 주장하면서 “B 씨는 중요 직책을 맡고 있어 다른 작업자들도 B 씨 눈치를 보고 있다. B 씨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저와 다른 동료가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함께 먹거나 하면 바로 보복을 하기 때문에 직장 내 왕따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8일 탈의실 폭행 사건 이 후 5개월이 지났는데도 피해자의 어깨에 상처가 아직 남아있다.

그러면서 “B, C, D, E 등 패밀리가 있는데, 이 중 C 씨에게 탈의실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A 씨는 “청소시간에 퇴근하지 말고 탈의실에서 기다리고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린다고 협박을 당했다. 그리고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는 도중 뒤에서 양쪽 머리채를 잡고 내동댕이쳤다. 제가 일어나 말로 하자고 하면 다시 밀치고 신발 신은 채 발로 밟았다”라고주장했다.

A 씨는 “집에 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을 대 소름 끼치게 너무 무서워, 관리자에게 구조 요청을 했는데, 공장장이나 본사 직원들은 여자들 단순 싸움으로만 생각하고 도와주지 않았다. 폭행으로 다친 저를 빨리 회사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했다. 1년 5개월 동안 왕따를 당해왔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상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요양 비용 및 휴업 중의 임금 등에 관한 보상 책임을 지게 되며,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은 산재 보험에 의한 급부가 이뤄지는 게 정상이다.

사진은 삼양식품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 KBS 보도 캡처. 대법원은 지난 2020년 1월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인장(57) 삼양식품 회장에게 징역 3년을 확정했다.

이같이 회사가 산재 처리에 소극적인 이유는 현행 보험료 징수 제도상 ‘개별실적 요율제도’로 보험료가 인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개별실적 요율이란 산재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보험료를 인상하고, 산재가 적게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보험료를 인하해 주는 제도다.

또한 고용노동부 감독 인원의 한계로 산재 발생이 잦은 곳 위주로 감독이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는 산재, 산업안전에 관련된 부분뿐만 아니라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등에 대한 광범위하게 감독에 노출돼 회사는 이를 꺼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은 “신고자가 주장하는 사고와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한 결과 회사의 산재 은폐는 아니었으며, 산업재해 해당 여부는 관련 기관에서 조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관련해서 “4월 8일 토요일 직장 동료 간 폭행이 발생하여 회사 차원에서 사전 조사 및 정식 조사를 근로 기준 법령에 따라 충분히 진행하였으며, 5월 30일 조사가 모두 완료됐다”라며 “이후 9월 11일 직장 내 괴롭힘 관련하여 추가 신고가 있었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회사 개입 없이 외부 노무법인에 의뢰하여 현재 조사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형사 건 관련하여서는 개인 간의 사안이라 회사는 아는 바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에서도 현재 조사 중에 있으며, 회사는 관계 기관의 결정에 따른 적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피해자 A 씨는 “가해자와 조치를 별도로 취하지 않은 관리자 모두 사건 사고 이후 계속 현장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건데, 왜 피해자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지내야 하나. 그저 눈물만 나온다”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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