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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서울대병원 노조 2차 파업… 1100여명 모여 출정식 진행

23일 서울대병원 2차 파업이 진행됐다.

필수유지업무를 제외한 1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 모여 출정식을 진행했다.

노동조합은 ▲윤석열 정부 가짜 혁신안 저지 ▲서울대병원 의료공공성 쟁취 ▲필수인력 충원 ▲노동조건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회사를 맡은 박경득 서울지역지부장(파업대책본부장)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죄송하게도 우리는 오늘 환자 곁을 잠시 떠나 바로 이 자리에서 정부와 서울대병원에 만행을 고발하려고 합니다. 매일매일 환자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인력이 부족했습니다. 검사 결과를 제대로 내고 병동에서 환자가 안전사고 나지 않도록 그리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환자를 빠른 속도로 이송하도록 설비와 시설을 안전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환자가 낙상하고 검사 결과를 제 시간에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너덜너덜해진 우리는 판자를 지키기는커녕 우리 자신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에 환자 곁에 있다고 환자를 지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보건복지위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 또한 파업에 함께하며 연대사를 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인력을 감축해 환자안전을 위협에 빠뜨리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회를 바로잡는 투쟁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안전을,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요구는 이 사회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의료는 돈이 목적일 수 없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어제를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투쟁에 밭을 올렸습니다. 정부가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바로 잡읍시다 병원이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올바른 병원을 만들어 냅시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소중한 인력은 바로 의료 인력 여러분들이었습니다. 병상이 있어도 인력이 없어서 환자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직면하고 우리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절감했습니다. 화장실 갈 시간을 아끼려고 물 마시는 것도 줄이고 쪽잠을 자며 몸이 부서져라 일했던 의료 인력의 헌신을 모든 국민들이 고마워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력의 충원은 여전히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력 충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발생한 이번 파업의 책임은 오로지 정부에게 있습니다. 경고합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에 의료 인력을 즉각 충원하십시오! 의료 의료 충원 거부로 인한 의료 공백 책임은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에게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손지훈 대의원은 인력부족으로 과도한 연장근무에 시달리는 현실을 폭로했다.

“항상 인력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저는 2019년 1년 내내 주 6일 근무를 하였고 연장근무 시간이 485시간이나 되었습니다. 저희 부서 전체가 많은 시간의 연장근무를 하다보니 잦은 병가에 시달렸고 결국 병가를 대체인력으로 채울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주 5일제가 도입된지 20여년이 돼가지만 대다수 통상 근무자들은 여전히 주 6일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늘어나는 환자에도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토요일 외래를 여전히 운영하면서 휴일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출근을 해야합니다”

박솔 조합원은 인력감축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드높은 이름만큼 높은 중증도와 희귀 질환의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병원입니다. 그에 따라 환자를 직접 간호사는 병동과 중환자실의 인력 요구도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 간호사가 터무니 없이 많은 환자들을 담당하고 있어 식사도 하지 못하고 화장실 한 번도 제대로 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안그래도 부족한 인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간호사들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뒤로하고 서울대병원에서는 공공기관 인력 감축이라는 이유를 들이밀며 병원인력을 줄이려는 시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고생한 의료진들에게 덕분에 챌린지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코로나 환자가 조금 줄었다고 인력을 감축한다니 말이나 됩니까. 서울대병원의 인력 감축 시도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만행위입니다. 이번 파업을 통해 간호사 및 병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병원장의 기만한 태도를 규탄하려 합니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격려사를 전했다.

“코로나 3년동안 우리는 환자들 곁에서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못 살려서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부족한 인력을 지금 윤석열 정부는 줄이겠다고 합니다.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환자를 살리는 노동자들입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노동자들입니다. 인력을 줄이라는, 예산을 줄이라는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에 서울대병원 동지들의 요구도 반드시 쟁취할 수 있도록 25만 공공운수노조가 함께하겠습니다”

서울대병원분회 윤태석 분회장(파업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병원의 책임있는 자세와 타결안 제시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어제 병원장 한마디를 믿고 기다렸지만 병원장이 안을 제시하는 것을 22시까지 대의원들과 기다렸지만 병원장은 또다시 우리를 배신했습니다. 새벽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병원장은 우리의 절실한 요구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천여명의 조합원들이 항의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병원은 더 이상 버티면 안됩니다”

이 외에도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 박중호 위원장이 연대사를 진행하였으며, 같은 날 10시 어린이 병원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또한 진행됐다.

서울대병원은 임단협 투쟁을 진행하면서 800여명의 조합원들이 추가로 가입하여 과반노조를 달성했다. 또한 역대 이래로 가장 많은 수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하면서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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