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정부 코로나19 감염 예방 지침 ‘무시’ 드러나
지난 4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에 따르면 사업장 내 코로나 확진 환자 발생(노동자, 확진고객 방문)시 그 사실을 즉시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 하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일부 백화점에서 고객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직원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은폐하려 하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 백화점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가도 이를 직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관할 지역 구청에서 보내는 재난 알림 문자 또는 공개된 확진자 동선확인을 통해 본인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존재했다.
또 확진 자가 발생한 매장 직원들에게만 그 사실을 공지하는 경우 또한 다수 있다.
더불어, 최근 정부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고자 추석 연휴 기간에 이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고, 다수의 시민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등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연장 영업을 진행하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안전과 코로나19로부터의 감염 예방을 위해 추석 연장영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편집자 주]
롯데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들이 확진자가 발생되도 직원들에게 공지를 하지 않는 등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오전 10시 30분 롯데백화점 본점(2호선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 상황 정보 공개와 추석연장영업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고용노동부 ‘코로나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자 대응 지침(8판)’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이 대상에는 협력업체 노동자와 파견·용역 노동자 및 배달종사자, 특수형태고용종사자들도 포함된다.
해당 지침은 확진환자 발견시 사업주는 확진 환자의 이동 동선 소독 등 보건소의 조치 명령을 적극 이행하도록 돼 있다.
이에 노조가 조사한 결과 지난 8월27일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확진자가 이용한 한 층만 영업중지를 했다.
특히 8월28일 부산 롯데백화점내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발생됐는데 사업주는 직원들에게 어떤 공지도 하지 않았으며, 직원들은 지자체가 발송하는 코로나19 재난안전안내 메시지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8월25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1층에서 직원이 확진됐는데, 백화점은 별도 공지를 하지 않았고 해당 매장만 방역이 이뤄졌다.
9월 초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는 의류층 직원이 확진됐는데 별도 공지는 없었고 정상 영업이 이뤄졌다.
노조는 “백화점 직원들은 직업 특성상 동선이 길며 락카실, 휴게실, 흡연실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백화점내 정확한 동선 파악이 힘들다”며 “CCTV의 사각지대도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 층만 방역하는 것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하인주 위원장은 “대형유통재벌인 백화점은 오로지 매출에만 혈안이 돼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직원 확진자가 발생해도 건물 안에 근무하고 있는 수백 명의 직원에게 제대로 공지를 하지 않고,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재난 상황에서는 누구나 차별 없이 보호받아야 하는데 백화점은 추석 기간 연장 영업을 진행하며 노동자들의 감염예방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가 1차로 확산됐던 지난 3월~4월에도 백화점 원청은 마스크 한 장 지원도 없이 영업을 강행했다”며 “백화점 노동자들은 감염 예방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록시땅 코리아지부 나윤서 지부장은 “우리 백화점 노동자들은 코로나19가 주춤하던 시기는 물론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던 8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12시간 가까이 백화점에서 일하며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다녀가 폐점을 거듭하는 불안함에도 백화점을 꿋꿋이 지키던 우리 노동자들은 최근 함께 일하는 동료들까지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더욱 불안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정작 백화점은 이미지에만 신경을 쓰며 확진자의 동선에 노출돼도 당일만 폐점을 하거나 확진자가 머문 층만 영업을 제한하는 등 매출에만 혈안이 돼 노동자들의 안정은 뒷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조는 백화점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일부 매장에서는 고객 및 직원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를 직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해당 사실을 관할 시청 및 구청에서 보내는 재난알림문자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밖에도 확진자 발생 상황을 확진자가 방문한 당일에 근무한 특정 매장 직원에게만 공지하거나 백화점 측의 코로나 검사 권고로 검사를 받은 직원들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정상 영업을 강행해 직원들을 출근시키는 경우 또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출입문을 통제하지 않고 하는 일부에서만 진행하는 발열체크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고객을 제지하지 않는 등 현재 백화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역은 보여주기식 방역이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사업장 내 코로나19의 예방 및 확산을 방지하고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지침이다”며 “지침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처벌 규정은 없다. 고발을 하게 되면 시정지시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사실 확인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