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임, n번방 2차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 윤리규정 마련하라”
지난 3월,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사건인 ‘N번방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남자는 피해 안 봤는데 왜 n번방 사건 공론화해야 하느냐?’ ‘일탈계 한 애들은 도와줘선 안된다.’ ‘n번방 얘기 그만하자.’ ‘남자 싸잡아 욕하지 마라.’ 등 2차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이 대학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에게 시간표 관리·강의 후기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전국 약 400개 대학 44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1위 대학생 커뮤니티’로서 에브리타임은 2차 가해·여성혐오 게시물에 대한 윤리규정 마련 등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집자 주]
전국 대학 캠퍼스 400여곳의 440만여명이 가입한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n번방 회원들을 옹호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2차 가해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자 이런 온라인 플랫폼들이 자정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학 페미니즘·인권 동아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제2회 마녀행진 기획단은 7일 서울 마포구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에브리타임은 n번방 2차 가해·여성혐오 게시물에 대한 윤리규정 마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이효진 학생은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를 표적 집단으로 삼는 혐오표현들로 인해, ‘구성원 간에 상호 존중’이라는 공론장의 전제 조건이 파괴됐다”며 “소수자 집단에 대해 차별을 조장하고 정당화하는 각종 발화들이 유통됐고, 이에 따라 공론장 내에서의 건강한 토론은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에브리타임의 그 ‘입장 없음’과 ‘제제 없음’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는, 최근 발생한 집단 성착취 영상거래 사건인 ‘N번방’ 사건에서도 지속됐다”며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을 검열하고, 피해의 책임을 물으며, 나아가서 피해 사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에브리타임에 연이어 등장했다”고 말했다.
노서영 유니브페미 대표는 “에브리타임은 언제까지 ‘익명의 다수’의 뒤에 숨어서 공범이 될 것인가”라며 “지금 당장 2차가해성 게시물 삭제하고, 제대로 된 신고 및 삭제시스템과 윤리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모임 닻별 양승연 학생은 “에브리타임은 스스로가 지고 있는 책임의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하라”며 “N번방 사건에 대한 2차가해 및 여성혐오를 비롯한 소수자혐오 게시물에 대한 윤리규정을 세우고 더욱 더 체계적인 신고·삭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이용약관 대신, 혐오표현 대한 제재책과 방지책을 제시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