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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서울봉제인노동조합 결성 1년여만에 봉제인공제회 출범

1960년대 봉제 노동자들의 삶은 위태하다 못해 참담했다.

좁다란 작업장 속에 숨겨놓은 열악한 노동현실을 세상 밖으로 꺼낸 사람이 바로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1948~1970)이다.

그는 서울 평화시장에서 일하면서 여공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 침해를 체험한 후, 1970년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온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분신했다.

그가 떠난 동대문 평화시장의 화려한 조명 아래 놓인 옷과 가방들은 여전히 누군가가 침침한 눈을 비비며 거친 손으로 한땀 한땀 재봉질 한 노동의 산물이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상경을 했던 어린 봉제노동자가 누군가의 부모, 혹은 조부모가 되는 수십년의 시 간 동안 코트 한 벌 만드는 데 받는 임금은 7000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1년 전 서울 봉제인들은 ‘조합원 전태일’로 되살아나 조합을 설립하고 봉제인의 권리를 찾는 대장정에 나섰다.

그리고 1년여의 준비 끝에 노동조합과 사회적 금융이 만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봉제인들의 권익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편집자 주]

서울 지역 봉제 노동자와 사업주에게 소액대출·퇴직공제부금 등을 지원하는 봉제인공제회가 공식 출범했다.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이하 서울봉제인노동조합)는 11월 17일 청계천 청년재단에서 ‘봉제인의 삶을 바꾸는 노동공제회’를 선언하고 ‘봉제인공제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봉제인공제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더불어 함께 꾸는 꿈, 영세비정규 노동조직화의 길’, ‘전국노동공제회’에 대한 공론장을 만들어가는 작은 밑거름”이라고 선언하고 “사회적 연대와 협력에 힘입어 소액신용대출 및 주요 공제사업, 협력서비스 실행한다”고 밝혔다.

봉제인공제회 임영국 상임이사(화섬식품노조 사무처장)는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노동조합, 전문가들로 구성된 15명의 이사진과,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제사업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비영리법인,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봉제인들에게 필요한 협력서비스망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창립한 봉제인공제회는 ‘노동조합이 만드는 공제회 모델’로는 첫 번째 사례이다.

초대 이사장에는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이 추대됐으며, 봉제인공제회는 화섬식품노조 산하 특별위원회의 성격을 갖는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한겨레두레협동조합과의 협력서비스도 체결했다고 한다. 이러한 봉제인공제회 출범에는 2017년 하반기부터 서울노동권익센터, 전태일재단 등이 함께 만들어온 봉제공동사업단의 3년간의 활동의 결실이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공제회는 축하전문을 통해 “전노련 공제는 작년부터 계속된 재난을 당한 2만명 이상의 동료들에게 공제금을 건네주고 있으며, 공제운영의 모체인 노동조합으로 더 결집하고 조합을 신뢰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FTA를 통한 외국자본의 공제 공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공제를 지키는 운동을 봉제인공제회 여러분과 함께 국경을 넘어 연대하며 공제운동을 더욱 발전시키고, 봉제인공제회 여러분과 우애를 더 깊게 하며 강한 관계를 쌓아갈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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