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검사서 ‘보고 누락’ 지적에도 1년 7개월여 만에 또 적발
거액 이익에도 5년여간 금전 제재 10여 건…준법 구멍 반복
한국투자증권이 금융당국에 대한 법정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아 또다시 과태료 제재를 받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지정대리인과 맺은 업무위탁계약 체결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120만원을 부과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은 금융회사가 혁신금융서비스 시범운영을 위해 지정대리인과 업무위탁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 개시일 7영업일 전까지 그 사실을 금융위에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1월 한 법인을 지정대리인으로 두고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태료 액수 자체는 120만원으로 크지 않다. 다만 국내 최대 증권사가 가장 기본적인 사전 보고 절차를 놓쳤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보고 누락’ 재발…쌓여온 제재
이런 보고 의무 위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11월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부수업무 신고 및 보고의무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고, ‘업무위탁 보고 지연’도 자율처리 대상에 올랐다. 1년 7개월여 만에 유사한 위반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제재 자체도 잦았다. 회사가 공시한 정기보고서를 보면 본사 기준으로 최근 5년여간 과태료·과징금 등 금전 제재만 10여 건에 이른다.
2022년 2월 공매도 호가 표시 위반으로 과태료 10억원, 같은 해 4월 팝펀딩 펀드 불완전판매로 29억2천만원이 부과됐다.
2024년 10월 정기검사에서는 계열사 임원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위반 등으로 과징금 1억7천만원과 과태료 9억5천만원이 매겨졌고, 한 달 뒤인 11월에는 이해상충 관리의무 위반으로 기관주의를 받았다.
2025년 2월에는 채권형 랩어카운트 운용 과정의 투자일임재산 간 연계거래 등으로 과태료 44억9천만원이 부과돼 최근 5년 새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해 3월과 11월, 12월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가 잇따랐다.
■ 거액 이익에도 흔들리는 내부통제…김성환 사장 시험대
반복되는 제재는 대형사의 이익 규모와 대비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2조1천191억원, 당기순이익 1조7천352억원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8천240억원, 순이익 6천240억원을 올리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업계 최상위권 이익을 내는 회사가 기본적인 보고 의무조차 반복해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외형 성장에 견줘 준법감시 기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재는 2024년 1월 취임한 김성환 사장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명문화한 책무구조도가 시행되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두고 김 사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내세워 왔지만, 기본적인 보고 의무 위반이 되풀이되면서 그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통제를 최종적으로 감독하는 이사회 의장은 그룹 오너인 김남구 회장이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대주주(본인 20.70%·특수관계인 포함 21.30%)이자 한국투자증권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하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그룹이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는 동안 그에 걸맞은 내부통제 정비는 뒤따르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제재 사안에 대해 업무지도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내부통제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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