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LS전선 노조탄압 사태에 대해 “수사가 끝나기 전에라도 특별근로감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근로감독은 고용노동부가 문제 사업장을 골라 집중 점검하는 감독이다. 감독이 시작되면 LS전선에서 노사 관계를 맡은 책임자는 이상호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다.
노조는 이 대표가 지난해 노조 집행부에 사퇴를 권했다고 지목했고, 회사는 그 증거인 녹음파일이 조작됐다며 노조 간부들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이를 불송치했다.
29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15분쯤 국회 앞에서 아흐레째 단식 중인 김준영 금속노련 위원장을 찾았다.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김주영·김태선·박해철·어기구·이건태·이용우·이학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했다.
김 대표는 “당의 위원회 차원에서 특별근로감독과 엄정 수사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촉구하겠다”며 “수사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틀 전 국정감사에서 특별근로감독은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시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보다 한발 나간 요구다.
김준영 위원장은 “국정감사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엄정히 수사하겠다, 특별근로감독 검토하겠다고 까지 답변했으면 (LS전선의) 태도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동진 LS전선 노조 위원장에게 걸린 손해배상 청구액이 2억원을 넘고, 신 위원장도 이날부터 단식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정호 위원장은 “LS전선도 대표적인 부당노동행위 사업장이기 때문에 위원회 차원에서 압박하고 고용노동부에도 특별근로감독을 서두르도록 촉구하고 요구하겠다”고 했다. LS전선 관계자의 국감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 ‘상생’ 맡은 대표와 ‘조작’ 주장의 녹음파일
LS전선은 대표이사 3명이 분야를 나눠 맡는 각자대표 체제다. 구본규 대표이사가 글로벌경영총괄, 이상호 대표이사가 상생경영총괄, 김우태 대표이사가 안전경영총괄을 맡는다. 이 대표는 재무 책임자인 재경본부장(CFO)도 겸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16일 본지에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임금협상은 상생경영총괄 대표 주관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가 지난해 10월 30일 임금 4.1% 인상에 합의한 며칠 뒤, 당시 부사장이던 이 대표가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따로 만나 사퇴를 권했다. 노조가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임금 삭감 때문에 그만둔다는 얘기 돌기 전에 먼저 사임하세요”라는 말이 담겼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가 됐다. 김우태 대표이사도 같은 시기 안전경영총괄 대표이사에 올랐다.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두 건이다. 하나는 노조 전임자 4명의 고정 시간외근로수당을 끊어 임금을 약 45% 깎은 건, 다른 하나는 이 녹음파일이 담긴 사퇴 종용 건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두 건 모두 회사가 노조 운영에 끼어든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8월 11일 임금 삭감 건만 뒤집었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넘는 임금까지 줄 의무는 없다는 판단이다. 사퇴 종용 건은 아직 중노위 심사 중이어서, 이 건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로 본 지노위 판정이 남아 있다.
회사는 녹음파일을 문제 삼았다. 회사는 지난 7월 언론에 녹음파일이 전문업체를 통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고, 관련 노조 간부들이 녹취록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도 밝혔다. 회사는 노조 간부들이 위조·변조된 녹음파일을 노동위원회에 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 집행부를 변호한 A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은 이 고소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A 변호사는 “위조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해서” 불송치가 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녹음을 조작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A 변호사는 원본 녹음 뒤 1시간 안에 첫 사본이 만들어졌고, 그 뒤 파일들은 모두 동일성이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회사도 경찰 판단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LS전선 측은 본지에 “녹취파일의 원본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8월 11일 중노위 판정을 근거로 사퇴 종용 보도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판정은 임금 삭감 건이었다. 담당자는 이후 뉴스필드 측에 8월 11일 판정은 임금 삭감 건이고, 사퇴 종용 건은 아직 중노위 심사 중이라고 정정했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27일 국감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7월 20일 범죄 인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범죄 인지는 고소를 기다리지 않고 수사기관이 스스로 혐의를 파악해 수사에 들어가는 절차다. 수사를 시작한 지 이날로 101일째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고소·고발과 징계, 손해배상 청구를 30건 넘게 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달 16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이번 사안을 과거 노조 운영 과정의 특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밝혀왔다.
LS전선은 비상장사로 지주회사 ㈜LS가 지분 92.63%를 갖고 있다(올해 6월 말 기준). ㈜LS의 최대주주는 공시상 ‘구자열 외 특수관계인 44명’으로 합산 지분은 33.11%다. 그룹은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이끈다. LS전선 이사회는 의장인 구자엽 LS전선 회장과 구본규·이상호·김우태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5명으로만 이뤄져 있고 사외이사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