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손실 4800억(비현금 2500억 포함)→2026년 1Q도 300억 또 적자
ISA, TMC 계약 의무 위반 여부 공식 조사 중…NOAA·Allseas 진전도 최종 허가 ‘조건부’
고려아연이 약 1200억원을 투자한 캐나다 심해 채굴 스타트업 더 메탈스 컴퍼니(TMC·The Metals Company)가 전신(前身) 딥그린메탈스(DeepGreen Metals) 창업(2011년) 이후 14년째 상업적 매출을 한 번도 내지 못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 법인 TMC로서도 2021년 9월 스팩(SPAC) 합병 상장 이후 4년 넘게 수익이 전무하다. 2025년 연간 순손실은 전년 대비 4배로 급증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 0원·순손실 300억원이 되풀이됐다. 국제해저기구(ISA)가 TMC의 계약 의무 위반 여부를 공식 조사하는 가운데, 최근의 규제·계약 진전도 아직 나오지 않은 미국 정부의 최종 허가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투자 리스크는 여전히 열려 있다.
■ 순손실 4800억 중 비현금이 2500억…연간 실제 현금 소진은 620억
25일 TM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1분기(1~3월) 10-Q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은 0달러였고 순손실은 2060만달러(약 300억원)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이 기간 실제 운영 현금 소진은 60만달러(약 9억원)에 그쳤다. TMC 경영진은 10-Q에서 현금 1억1970만달러에 미인출 신용한도 4430만달러를 합산한 유동성 1억6400만달러로 “향후 최소 12개월 이상 운영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2025년 연간 순손실은 3억1980만달러(약 4800억원)로 전년도 8190만달러의 약 4배였다. 다만 이 가운데 1억3100만달러(약 1900억원)는 로열티 부채 공정가치 재평가에 따른 비현금 항목이고, 3800만달러(약 550억원)는 신주인수권 관련 비현금 비용이다. 두 항목을 합친 비현금 손실만 약 1억6900만달러(약 2500억원)에 달한다. TMC의 2025년 연간 실제 운영 현금 소진은 4290만달러(약 620억원)로, 4800억원이라는 회계 손실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나스닥 상장 이후 4년여 동안 단 한 분기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2025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3340만달러,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6월 26일 TMC 보통주 1962만3376주를 주당 4.34달러에 사들여 지분 약 5%를 확보했다. 취득 금액은 약 8520만달러(약 1165억원)이며, 추가로 686만8181주를 주당 7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3년 만기 신주인수권(워런트)도 확보했다. 다만 고려아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신주인수권은 행사 시 보유지분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돼 있으며, 특정 조건 충족 시 발행회사(TMC)의 요청에 따라 미행사 신주인수권이 소멸될 수 있다. 투자 완료 직전인 2024년 말 TMC의 현금은 350만달러에 불과했다. 고려아연 투자금이 수혈되면서 2025년 말 현금이 1억1760만달러로 늘었다. TMC는 이와 별도로 공모와 신용한도 등 다른 경로로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TMC 주가는 투자 완료(6월 26일) 약 3주 뒤인 7월 15일 종가 기준 7.57달러로 취득가(4.34달러) 대비 74.4%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3주 만에 40% 이상 빠지며 급락했다. 현재(5월 25일 기준) 5.40달러로 52주 고점(11.35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 ISA, 계약 위반 여부 조사 진행 중…NOAA·Allseas 진전은 모두 최종 허가 전제
국제 규범과의 충돌 여부가 핵심 변수다. TMC는 ISA의 정식 승인 없이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독자적으로 상업 채굴 허가를 신청했다. ISA는 지난해 7월 제30차 이사회(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사무총장에게 TMC 모회사가 ISA 탐사권 보유자로서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는지 공식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올해 3월 열린 ISA 제31차 이사회 1부에서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TMC 자회사들(나우루 오션 리소시즈, 통가 오프쇼어 마이닝)의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 증거를 사무총장에게 추가 제출하며 조사를 뒷받침했다. ISA는 아직 계약 취소 등 강제 조치는 내리지 않았지만 조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도 TMC 투자를 완료한 지 약 석 달 뒤인 2025년 9월 19일 이사회에서 ‘TMC 투자 관련 법률 검토 보고’를 별도 안건으로 진행했다고 사업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NOAA는 올해 5월 1일 TMC USA의 채굴 허가 통합 신청서가 요건을 완전히 충족한다(‘Full Compliance’)고 판정하고 심사 다음 단계로 넘겼다. 최종 허가 결정은 2027년 1분기가 목표다. 지난 5월 11일에는 해상 엔지니어링 기업 알시아스(Allseas)와 연간 300만 습톤(wet tonne) 규모의 결절 채취 시스템 개발·운영 계약도 맺었다. 알시아스가 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을 먼저 부담하고 향후 생산 수익에서 회수하는 구조로, 이는 TMC의 단기 자금 부담을 낮추는 설계다. 다만 계약서에 명시된 시운전 목표(2027년 4분기)는 “NOAA 규제 승인을 전제로 한다.” 지난해 8월 발표한 NORI-D 구역의 사전타당성 조사(PFS·순현재가치 55억달러) 수치 역시 ISA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 아이스버그 리서치(Iceberg Research)는 TMC가 2019년 파산한 노틸러스 미네랄(Nautilus Minerals)과 사업 모델이 유사하다며 재무·법적 리스크를 지속 경고해왔다. 공매도 기관의 보고서인 만큼 교차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들이 지적하는 무수익 구조와 ISA 규범 충돌은 TMC의 SEC 공시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환경단체들은 “심해 생태계에 복원 불가능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TMC 측은 “저영향 공법으로 육상 채굴보다 탄소 발생이 적다”고 반박하지만 과학적 결론은 나지 않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NOAA 최종 허가·ISA 조사 결과·실제 채굴 개시라는 세 관문 중 어느 하나라도 막히면 수익 실현 시점은 크게 늦어질 수 있다”며 “2024년 말 현금 350만달러에 불과했던 기업에 1200억원을 투자한 고려아연으로서는 이 세 관문의 경과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영업이익 1조23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7461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다. 탄탄한 본업이 TMC 투자 리스크를 감내하는 토대가 되고 있지만, 투자금 회수 시점에 대한 시장의 물음표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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