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국민이 먹는 치킨 3마리 중 1마리. 그 닭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어진 거대한 ‘현금의 흐름’이 하림그룹 오너 2세 김준영 상무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상무는 최근 그룹 상장 계열사인 팬오션에서 임원(상무보)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하림그룹 코스닥 상장사 (주)하림은 단일 기업 기준 국내 닭 도축 시장 점유율 21.1%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김 상무가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 올품(9.1%)을 합치면, 하림 계열이 차지하는 국내 시장 비중은 30%를 넘어선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현금 흐름이 지주사 체제 위로 다시 연결된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출신인 김준영 상무가 지배하는 올품을 정점으로, 계열사 이익이 하림지주에 집결된 뒤 다시 김 상무 개인에게 귀속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품이 100% 지배하는 한국바이오텍은 하림지주 지분 16.69%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합산한 김 상무의 하림지주 간접 지분율은 22.47%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홍국 회장(21.1%)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올품은 ▲에코캐피탈 100% ▲한국바이오텍 100% ▲제일사료 11.89% ▲경우 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사업연도 결산 기준, 하림지주는 김준영 상무가 100% 지배하는 올품에 19억 9천만 원,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에 22억 4천만 원을 각각 배당했다.
이어 하림지주는 2024사업연도에도 올품에 17억 8천만 원, 한국바이오텍에 22억 4천만 원을 다시 지급했다.

여기에 올품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나머지 80%를 보유한 (주)경우에 지급된 배당금 3억 4,200만 원(2023·2024년 각각 1억 7,100만 원)까지 합치면, 최근 2년간 지주사에서 오너 일가의 지배 구조와 직접 연결된 계열사로 유입된 현금만 86억 원을 웃돈다.
이 같은 지주사 배당 흐름을 토대로, 올품 내부에서도 김준영 상무 개인을 향한 고배당이 이어졌다.
올품의 제26기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올품은 2023년 연결 기준 21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최대주주인 김준영 상무에게 42억 4,500만 원의 현금 배당을 집행했다.
같은 해 올품은 김 상무에 대한 배당과 별도로, 관계기업인 하림지주로부터 30억 1,982만 9천 원, 제일사료로부터 12억 1,695만 7천 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아울러 스톤브릿지 퀀텀 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등 일부 투자처에도 출자를 단행하는 등, 계열사와 자회사 간 자금 이동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연결 당기순이익이 42억 7,340만 원으로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올품은 당기순이익의 99.3%에 해당하는 42억 4,500만 원을 다시 김 상무에게 배당했다.
이 배당금은 올품이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48억 원), 에코캐피탈(10억 원), 제일사료(10억 원) 및 하림지주 등으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을 재원으로 지급됐다.
그러나 정작 자금을 흡수한 올품의 재무 상태는 취약해, 실물 경제의 수익성보다는 금융 지배력 강화에 집중된 모습이 두드러진다. 2024년 말 별도 기준 올품의 자산총계는 3,366억 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889억 원에 달한다. 특히 차입금 규모가 1,355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27.93%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 구조는 더욱 불안정하다. 올품은 같은 기간 4,207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67억 원, 당기순이익은 39억 원에 그쳤다. 반면 금융비용인 이자비용은 70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을 상회했다. 차입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임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올품은 이러한 재무적 압박을 자회사의 고배당 정책을 통해 상쇄하고 있다. 에코캐피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에코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6억 1,945만 원이었으나 현금배당액은 10억 350만 원에 달했다. 순이익의 61.9%를 배당으로 쏟아낸 셈이다.
에코캐피탈 역시 2,003억 원의 차입부채를 안고 있는 재무적 부담 속에서도,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의 현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배당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하림그룹은 장남 김준영 상무를 필두로 장녀 김주영(하림지주 상무), 차녀 김현영, 삼녀 김지영 씨가 지난해부터 신사업 전면에 나서며 본격적인 ‘네 남매 경영’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이들의 화려한 등장보다 반복되는 내부 지원 논란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하림 계열사들이 김준영 상무의 개인 회사인 올품에 통행세를 지급하고 제품을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48억 8,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 결과 계열사들은 별다른 역할이 없는 올품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3%의 마진을 챙겨주는 등 총 70억 원 규모의 부당한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도 한강식품 등 계열사들이 올품 산하 에코캐피탈의 기업어음(CP)을 반복 매입하며 수백억 원대 자금을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하림그룹 측은 김준영 상무에 대한 배당 집중과 계열사 자금 이동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보 담당자는 “현재 언론에서 보도 중인 에코캐피탈 CP 관련 내용은 모두 허위 사실이며,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