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 흡입으로 노동자 6명이 사상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이에 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건생지사)과 진보당 등 시민사회 및 정계는 포스코의 구조적 안전 관리 실패와 ‘위험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고는 2025년 11월 20일 오후 1시 30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 야외에서 발생했다. 슬러지(찌꺼기) 청소 작업을 하던 청소 용역업체 직원과 포스코 직원 등 6명이 일산화탄소(CO) 등 유해가스를 흡입하는 사고를 겪었다.
소방당국과 건생지사 등에 따르면, 이 중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며, 나머지 3명 역시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진보당 측은 21일 오전 중태였던 노동자 1명이 회복했으나 여전히 두 명이 의식불명 상태라고 덧붙였다.
■ 보름 만의 반복된 참사, 구조적 안전관리 실패 지적
이번 질식 사고는 불과 보름 전인 11월 5일 같은 포항제철소에서 불산 누출 사고로 하청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했다. 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은 당시에도 신고 지연과 비상대응체계 부재 등 심각한 안전관리 문제가 드러났음을 지적했음에도 중대재해가 재차 반복되었다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이번 사고가 올해 포항제철소에서만 세 번째, 포스코그룹 전체로는 일곱 번째 인명사고임을 지적하며, 사고 때마다 약속했던 재발 방지 노력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이번 사고의 피해자가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되는 현실이 포스코가 위험 업무를 외주화하여 책임을 떠넘겨 왔음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건생지사는 현장에서 유해가스 잔류 여부 확인, 환기 조치, 밀폐공간 안전 수칙 준수 등 기본적인 예방조치가 있었는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보당은 영세한 하청업체가 안전장비와 관리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것은 원청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하며, 이는 단순 사고를 넘어 구조적 참사라고 단언했다.
■ 노동자 참여 독립 혁신 기구 및 예방 중심 법 개정 요구
건생지사는 포스코가 자체 점검과 선언만으로는 재발 방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노동자와 시민사회,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 안전혁신위원회를 즉시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를 향해서는 형식화·서류화 비판을 받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위험성평가’와 ‘작업환경측정’ 제도를 처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으로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노동자의 참여 없이는 현장 안전 확보가 어렵다며, 노동자가 안전보건의 주체로 참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위험 업무의 직고용 전환과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근본 대책으로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생지사는 특히 가스 농도 측정 적절성, 법적 기준에 따른 인력 배치 및 안전 조치, 작업 승인 절차 준수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하며, 부실한 안전관리에 대해 국민과 노동자 앞에 공식 사과하고 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상자·경상자뿐 아니라 사고 목격자와 동료 노동자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치료와 심리·의료 지원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건생지사는 화학사고 발생 시 여러 기관이 개별 법률에 따라 분절적으로 대응하는 현재 정부 체계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정부가 산업계에 예방 중심의 명확한 메시지를 제시하고, 화학사고 환자 발생 시 산업재해 신고가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등 유기적인 종합 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포스코의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은 기업의 단순한 안전 부주의를 넘어 산업 현장의 구조적 모순과 관리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노동자의 생명 보호라는 최소한의 의무를 재인식하고 통합적인 예방 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