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회 기후 위기 눈·귀 닫은 사이 삼척 석탄발전소 최초점화 코 앞”

9월 30일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5만 명을 달성해 국회에 회부됐지만, 국회 거대 양당은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국회는 말로는 기후위기 대응과 석탄발전 감축을 외치면서도 당장 눈 앞에 닥친 석탄발전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닫고 있는게 현실이다.

정치권이 외면하는 사이 국내 최후의 석탄발전 사업인 삼척 블루파워 건설 공사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강행되고 있고, 이번 달 말 최초 점화를 가질 예정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삼척 석탄발전 1호기는 일주일 뒤인 11월 30일 최초 점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석탄 연료를 장전하고 시운전에 들어가 사실상 석탄발전소 가동을 본격화하게 되고, 이에 따른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배출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각계각층의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는 2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척 석탄발전소 최초 점화를 중단하고 탈석탄법 제정을 서두를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 악화되는 기후위기로 인해 미래를 빼앗길 위협에 처한 두 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해 정치권 및 기성 세대의 책임과 역할을 호소했다.

이어 정치하는엄마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한국YWCA연합회, 기후정의동맹, 녹색연합, 정의당, 녹색당 등은 기후위기를 막는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와 국회 정문 주변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탈석탄법 제정 촉구에 대한 국회 응답을 요구하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아동과 기후 활동가들이 동참하는 피켓 시위를 12월 말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래는 이날 주요 발언 전문.

김나단 어린이 활동가(만 9세)

김나단 : 저는 3학년 어린이 활동가, 김나단입니다.

여기 계신 어른들!
어른들은 어릴 때 마스크 쓰고 살았나요?

저는 어릴 때 미세먼지가 많다고 어쩔 땐 마스크를 썼어요.
그런데 여덟 살 때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못 갔고 밖에 나가서 뛰어놀지도 못했고, 마스크를 매일매일 쓰고 살고 있어요.

이게 다 지구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른들이 쓰다 버린 것 같은 지구에서 살아야 합니다.

이제 지구의 주인은 나입니다.
나와 같은 어린이들이 앞으로 계속 살 지구입니다.

어제 저는 ‘포스코’ 라는 기업의 광고를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포스코’가 미래를 위해서 환경을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포스코’가 삼척에 엄청나게 큰 석탄발전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일 년에 천 삼백만 톤이나 되는 온실가스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그 광고는 거짓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죽일 거면서 웃고 있는 아이는 광고에 왜 나오나요
석탄발전소 지으면 광고에 나온 그 배우도 그리고 우리도 다 죽습니다.

지구의 주인인 우리가 외칩니다.
포스코 아저씨 아줌마, 형아 누나들! 석탄발전소 당장 그만두세요.
우리가 살 지구에서 손 떼세요!

김한나 어린이 활동가(만 6세)

저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활동가, 김한나입니다.

저는 해지는 바닷가가 아름다워요.
그래서 삼척의 아름다운 바다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내 그림에 회색이나 검정색 물감을 뿌린다면 저는 울고 말 거에요.
어른들은 왜 아름다운 지구에 자꾸 검정색을 뿌리고 뿌리고 또 뿌리고 있나요?
그래서 누구는 울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데
그래도 엄청나게 큰 석탄발전소를 짓는다니 어른들은 정말 잔인합니다.

숨을 쉴 수도 없고,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도 나오고
어른들은 우리가 계속 이렇게 살기를 바라나요?

저와 친구들이 외칩니다.
“석탄발전소를 짓지 말아요.”
석탄발전소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많이많이 보낼건데
지금도 아픈 지구를 더 많이 아프게 할 거에요.

검은 숨을 쉬고 싶지 않아요. 검은 하늘, 검은 바다를 보기 싫어요.
나와 내 친구들이 함께 살 지구를 제발 아껴주세요.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공동위원장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최초점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삼척은 지금 폭풍 전야와 같은 분위기다. 포스코도 염치가 있는지 시운전을 시작하면 흔히 하곤 하는 기념식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포스코는 당장 석탄화력발전소 시운전을 멈춰야 한다. 국회 또한 말로만 하지 않고 탈석탄법 제정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탈석탄법 제정까지, 삼척 주민들도 직접 행동하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한국YWCA연합회 유에스더 간사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수많은 사업들을 지속하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는 정부의 모습이 개탄스럽다. 지역에 모든 에너지 부담을 지우고 심지어는 신규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엉망이 된 기후를 다음 세대에 떠넘겨버리는 무책임한 정부와 국회는 각성해야 한다.

기후정의동맹 김건수 집행위원

국회는 작년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했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요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중단을 위한 법은 아직도 제정하지 않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약속한 탄소중립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의 본질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지역주민이 자기 앞마당에 발전소가 건설되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 현상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기후위기 시대에 여전히 기후위기를 촉발시키는 석탄 산업이 민간 사업자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전력시장 개방이며,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책임함이다. 탈석탄법을 제정하라고 5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여기에 국회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

정의당 이현정 부대표

우리나라 사람들이 연간 쓰는 플라스틱 컵이 30억 개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최대 16만 5천 톤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삼척에 지어지고 있는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면 80배에 이르는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이 아무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를 들고 다녀도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며 이러한 개인적인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정부는 시민의 눈을 가리는 일을 그만두고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막아야 한다.

정의당은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안과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통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능한 빨리 가동중단하도록 하는 탈석탄을 위한 법안을 준비중이다. 정의당 또한 전당적인 힘을 모아 탈석탄법 통과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

기후위기 시대에 석탄발전소가 웬말입니까. 삼척 뿐입니까. 강릉의 석탄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스코의 눈 가리고 아웅에 혀를 내두릅니다. 석탄발전소가 친환경 발전소라며 CCS 등의 이른바 신기술을 내세웁니다.

국회는 뭐하고 있습니까. 공공의 이익과 기후위기의 대응을 위해 탈석탄법, 당장 제정해야 합니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나팔수로, 눈 감고 귀 닫을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 탄소중립기본법, 이어 탈석탄법까지 정책적으로 앞장서십시오. 어느 장관말마따나 ‘폼나게’ 법안 발의 하십시오. 선제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에 동참하십시오.

더이상 불타는 지구, 얼어붙는 지구, 잠기는 지구, 말라가는 지구를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녹색당, 더 가열차게 투쟁해 뭇 생명의 삶,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우리의 삶터에 더이상 태워서 만드는 전기는 없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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