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해고자 29명 직접고용 시정지시”…정 회장 지난해 3사 보수 175억원·7사 배당 몫 1984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에서 도요타그룹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지만, 미국 관세와 미래사업 적자, 산업재해, 파업에 이어 불법파견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영 성과 이면의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연결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 기아는 9조781억원으로 합산 20조5460억원을 기록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약 15조3000억원을 연간 기준으로 처음 앞질렀다.

■ 관세에 줄어든 이익…미래사업 투자와 현장 안전도 과제
미국 관세는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관세 부담을 약 7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8% 감소했고, 기아도 2조6286억원으로 4.9% 줄었다.
미래사업 적자도 이어졌다. 현대글로비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812억7903만원에 순손실 3887억8907만원을 기록했다. 도심항공교통 사업을 추진한 슈퍼널의 누적 적자는 약 2조원으로 알려졌으며, 모셔널의 로보택시 상용화 목표도 2024년에서 올해 말로 늦춰졌다.
산업재해와 노사 갈등도 부담이다. 2024년 11월 울산공장 환경챔버에서 차량 평가 중 연구원 3명이 숨졌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는 사고 이후 특별감독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적발돼 지난해 1월 과태료 4억4000만원을 부과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는 10년 만의 전면파업을 포함해 누적 60시간의 파업 끝에 9월 1일 합의했다. 업계는 생산 차질을 약 5만5200대, 매출 차질을 최소 2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 대법원 판결 뒤에도 이어진 고용 분쟁…보수·배당과 지배구조
취임 6주년을 앞두고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직접고용 시정지시도 나왔다고 노동조합은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2일 성명에서 고용노동부가 지난 8일 현대차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통해 사내하청업체 이수기업 해고 노동자 29명 전원을 직접고용하도록 시정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수출 차량 이송 업무를 맡았다. 2024년 5월과 7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관련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같은 해 9월 업체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사내업체 복직을 거부하고 사외업체 취업 알선만 주장해 왔다며 해고자 전원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노동부가 집회 과정의 충돌과 방해 의혹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현대차의 불법파견 분쟁은 이수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남양연구소 시험차량 운전 업무를 맡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현대차의 직접고용 의무를 확인했다.
현대차의 소속외 근로자는 2020년 말 4969명에서 지난해 말 4706명으로 5년간 263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소속외 근로자는 하도급 등 외부 업체 소속 인력을 포함하며, 이들 모두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 정의선 지난해 보수·배당 약 2158억원…순환출자 유지 속 노동·안전 책임 과제
반면 정 회장의 보수와 배당 규모는 상당하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기아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지난해 3개 회사에서 총 174억6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보수에 지난해 기아 보수를 더하면 665억6200만원이다. 다만 2020년 보수에는 회장 취임 이전 기간도 포함돼 있다.
주식 배당 규모는 이보다 크다.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정 회장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7곳의 주식에 따른 배당 몫은 세전 약 1984억원으로 계산됐다. 현대글로비스 약 870억원, 현대차 약 560억원, 기아 약 480억원 등 주요 3개 회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3개 회사에서 받은 보수와 7개 상장 계열사의 배당 몫을 합하면 약 2158억원이다. 다만 배당금은 공시된 주식 수와 배당 단가로 계산한 금액으로, 실제 수령액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정 회장이 이처럼 주요 계열사에서 보수와 배당을 받고 있지만,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을, 현대차가 기아 지분을,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는 취임 6주년을 앞두고도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투자자 행사에서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9% 이상으로 제시하며 로봇과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확대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뿐 아니라 생산 현장의 안전과 고용 문제 해결도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이번 불법파견 판단은 정 회장 개인이 아닌 현대차의 직접고용 의무에 관한 것이다. 다만 정 회장은 현대차 등기 대표이사이자 그룹 회장으로서 회사의 노동·안전 정책과 경영 방향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
당장 관심은 현대차가 노동부의 시정지시에 따라 해고 노동자 29명을 직접고용할 것인지에 쏠린다. 취임 6주년을 맞는 정 회장 체제에서 불법파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노동 분야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지만, 현대차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