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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제공=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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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합병조건 ‘좌석 축소 금지’ 또 위반 혐의…조원태 체제 통합 출범 앞두고 법인 고발 의견까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부과된 ‘공급 좌석 축소 금지’ 의무를 어긴 혐의로 다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심의에 오른다. 같은 의무 위반으로 첫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지 9개월여 만이다.

1일 공정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달 3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3개 항공사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보내 심의 절차를 시작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3개사가 2024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청주-제주와 제주-청주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였다고 판단했다. 2024년 12월 12일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해 기업결합을 마무리한 날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큰 국제선 26개, 국내선 8개 노선에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연도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천재지변 등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할 경우 시정조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이 같은 공급 좌석 유지 의무 문제로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 제재현황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5년 12월 22일 대한항공에 약 58억8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2019년 대비 공급 좌석 수를 90% 미만으로 줄이지 말라는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제공=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제공=한진그룹)

대한항공은 이에 불복해 올해 1월 20일 공정위를 상대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소송가액은 58억8560만원으로 1심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1억9616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았고 같은 날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임 조건 위반으로도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2025년 8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광주-제주 등 4개 노선에서 운임 인상 한도를 1.3∼28.2% 초과했다며 이행강제금 121억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달 28일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대한항공은 공정위 조사방해 혐의로도 별도 심의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올해 2월 2∼6일 현장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 3명이 조사 대상 업무용 컴퓨터 파일과 이메일을 삭제했다고 보고, 대한항공 법인과 직원 3명을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종 판단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내려진다.

■ 조원태가 이끄는 통합 대한항공…12월 출범 앞두고 공정위 쟁점 이어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기업결합을 마무리한 이후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를 둘러싼 공정위 쟁점은 운임 인상 한도 위반과 인천-프랑크푸르트 공급 좌석 축소, 아시아나항공 공급 좌석 의무 위반, 조사방해 혐의, 이번 청주-제주 공급 좌석 축소 문제 등으로 이어졌다.

이번 심의 대상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 3개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 항공 계열사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한진칼로, 지난 6월 말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대한항공 지분 26.94%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5.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생 조현민 사장 5.73%,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1.98%와 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20.57%다.

조 회장은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과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 진에어 회장을 겸하고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등기 사내이사로 2024년 3월 재선임돼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 재선임 당시 공시한 선임 배경에서 향후 성공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이끌 적임자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5월 13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가결했고 조 회장도 찬성했다.

통합 대한항공은 올해 12월 출범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둘러싼 공정위 심의와 행정소송은 통합을 앞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가 인천-괌과 부산-괌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사안도 함께 심의한다.

항공사들은 괌 관광 수요가 인프라 악화와 여행 추세 변화로 줄었다며 슬롯을 자진 반납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정위 심사관은 해당 사정이 시정조치 확정 이후 새롭게 발생한 중대한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의무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 괌 노선의 시정조치 완화 요청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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