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올해 상반기 1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는 이보다 많은 160억원의 기술사용료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실적 개선을 위해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제외한 뒤 가맹점에 실제 얼마나 이익이 남는지는 “대외비”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코리아세븐 반기보고서와 회사 측 설명을 종합하면 코리아세븐은 올해 상반기 매출 2조2936억원, 영업손실 155억5104만원, 순손실 357억원을 기록했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7-Eleven, Inc.와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순매출의 0.6%를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급액은 160억3491만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손실 155억5104만원보다 4억8387만원 많다.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에도 브랜드 사용료와 경영자문료 등으로 상반기 46억7929만원을 지급했다. 미국 본사 기술사용료와 롯데지주 지급액을 합하면 약 207억원이다.
기술사용료가 영업손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매출 등에 연동된 사용료 지급이 계속되는 구조다.
코리아세븐의 영업적자는 2024년 844억원, 지난해 686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됐다. 편의점 시장점유율은 2023년 24%에서 지난해 21%로 낮아졌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잠식도 깊어졌다. 6월 말 기준 결손금은 3264억원, 자본총계는 3131억원으로 자본금 5277억원을 밑돌았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자본잠식률은 약 40.7%다. 2024년 말 약 30.0%, 지난해 말 약 33.1%에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세븐은 배달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7일 쿠팡이츠 입점을 공식 발표하고 전국 1500여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내 24시간 배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쿠팡이츠 확대하는데 가맹점에 얼마 남나…”대외비”
쿠팡이츠 입점 과정에서는 본사 직원들의 주문 수락 관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21일 매일경제는 쿠팡이츠가 세븐일레븐 입점을 앞두고 배달 주문 취소율을 10% 미만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으며, 코리아세븐이 지난 7월 수도권 시범점포 300여곳에 슈퍼바이저를 일주일가량 배치해 주문이 들어오면 1분 안에 수락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에는 “하루종일 점포에 짱박혀 야근까지 하느라 다른 일을 못하겠다”, “수락률을 KPI로 주니 사비로 결제했다”, “자리 비웠을 때 주문 올까봐 화장실도 못 가겠다”는 등의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코리아세븐은 “퀵커머스 초기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주의 주문 수락을 교육하고 관리하도록 한 것”이라며 “직원들과의 내부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측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쿠팡이츠가 취소율을 10% 미만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에 대해 “요구한 거나 요구 온 거나 그런 거 없었다”고 부인했다.
1분 내 주문 수락 지시에 대해서도 “그런 게 없다”며 “1분 안에 점포에서 무엇을 하라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주문 수락률의 직원 KPI 반영 주장에는 “사실과 다르다”며 “KPI에 반영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직원 사비 주문 주장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가 그렇게 하라고 지침을 내리겠느냐”며 “그런 지침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리아세븐은 취소율 관리 자체는 회사 지침이었다고 인정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운영의 완성도가 그러려면 결국 취소율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교육과 계도 활동을 매우 잘하자는 게 지침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당시 점포에 투입된 슈퍼바이저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세븐일레븐 측은 “정확한 인력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본사 인력 투입 전후 취소율을 비교할 수 있는지를 묻자 “취소율 개선은 처음부터 개선될 것도 없이 이미 서비스 초기에 지침을 통해 활동했기 때문에 더 개선될 것도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쿠팡이츠 배달이 가맹점에 실제 어느 정도 이익을 남기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제외한 뒤 가맹점에 남는 수익구조를 묻는 본지 질의에 세븐일레븐 측은 “그거는 대외비”라고 답했다.
코리아세븐은 적자와 자본잠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달 서비스를 새로운 판매 채널로 확대하고 있다. 취소율 관리를 위한 교육·계도 활동이 회사 지침이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해당 서비스가 가맹점의 실질적인 수익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 자본잠식 속 계열사서 500억 조달
코리아세븐은 자금 조달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29일 제35회 무보증 사모사채 500억원을 발행했고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이 전액 인수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6.20%, 만기는 2028년 4월 28일이다.
지난해 6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6.30%이며 내년 6월 27일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일정 시점까지 상환하지 않을 경우 금리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조건이 붙어 있다.
6월 말 코리아세븐의 유동부채는 1조778억원으로 유동자산 9193억원보다 약 1584억원 많았다.
쿠팡이츠 입점 논란이 불거진 지난 7월은 김대일 대표이사가 취임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10일 취임한 창사 이후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다.
코리아세븐의 최대주주는 지분 92.47%를 보유한 롯데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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