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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LS전선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부사장). 그는 LS전선 재경본부장·CFO를 겸임하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상근)와 가온전선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도 맡고 있다. ⓒLS에코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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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노조 압박’ 부당노동 판정…이상호 ‘상생경영총괄’ 대표 영전 논란

이상호 LS전선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부사장). 그는 LS전선 재경본부장·CFO를 겸임하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상근)와 가온전선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도 맡고 있다. ⓒLS에코에너지
이상호 LS전선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부사장). 그는 LS전선 재경본부장·CFO를 겸임하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상근)와 가온전선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도 맡고 있다. ⓒLS에코에너지

지노위, 임단협 타결 나흘 만의 임금 45% 삭감·사임종용 ‘지배·개입’ 인정…회사는 재심 청구

“회사 돈 많아” 배짱에 순이익 1476억·해외보증 5416억…노조엔 4건 소송전

노조 집행부에 사임을 종용하고 전임자 임금을 약 45% 삭감했다가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LS전선에서, 당시 이를 주도한 교섭대표 부사장이 정작 올해 노사 화합을 뜻하는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로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노동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해 임단협 타결 직후 노조 집행부의 사임을 종용하고 전임자 임금을 대폭 삭감했으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노조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LS전선 부사장(현재 이상호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이 노조 수석부위원장에게 “임금 삭감 때문에 그만둔다는 얘기 돌기 전에 먼저 사임하세요”라고 사임을 종용하는 모습. (사진=MBC 캡처)
LS전선 부사장(현재 이상호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이 노조 수석부위원장에게 “임금 삭감 때문에 그만둔다는 얘기 돌기 전에 먼저 사임하세요”라고 사임을 종용하는 모습. (사진=MBC 캡처)

최근 MBC가 보도한 녹취에서 집행부에 사임을 종용한 인물은 이상호 현 LS전선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다. 당시 단체교섭 대표를 위임받은 부사장이던 그는 수석부위원장을 따로 불러 “임금 삭감 때문에 그만둔다는 얘기 돌기 전에 먼저 사임하세요. 저희가 책임져 줄게”라고 종용한 것으로 녹취에 담겼다.

LS전선도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전자공시를 보면 된다”며 상생경영총괄 대표가 이상호 대표임을 확인했다. 사업보고서상 이 대표는 지난해 9월까지 재경·구매본부장 부사장이었다가 올해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겸 재경본부장·CFO)로 승진했다.

다만 회사는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고 녹취 조작을 주장하고 있어, 이상호 대표의 위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오너 구본규 사장 직접교섭 요구에…타결 나흘 만에 “먼저 사임하세요”

LS전선 노조는 4개월여 교섭 끝에 지난해 10월 30일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인상률 4.1%는 LS그룹이 내부적으로 정한 상한선 4.0%를 불과 0.1%포인트 웃돈 수준이었다. 그동안 사측에 우호적이던 노사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출범한 현 집행부는 파업도 불사하며 오너인 구본규 대표이사 사장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해 왔다.

구본규 사장은 LS그룹 오너 3세로, LS전선 이사회 의장인 구자엽 회장의 아들이다. LS전선은 지주사 (주)LS가 지분 92.63%를 쥔 비상장 계열사여서, 노조가 오너 사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한 것도 이런 폐쇄적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태도를 바꾼 쪽은 회사였다. 합의 나흘 만에 이상호 당시 부사장이 수석부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했고, 노조가 공개한 녹취에는 “새로운 조합을 만들겠다, 대화를 하겠다, 그러면 옛날로 돌아갈 거예요”라며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 설립을 유도하는 취지의 발언까지 담겼다.

■ 전임자 임금 45% 삭감…지노위 “노조 무력화 지배·개입”

말은 곧 행동으로 옮겨졌다. 회사는 이틀 뒤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전임자(근로시간면제자) 4명의 임금을 약 45% 삭감했다. 그동안 전임자의 임금 보전을 위해 시간외근로수당을 조합원 평균 수준으로 지원해 왔는데 이를 대폭 깎은 것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임금 삭감과 사임 종용 2건 모두 노조 활동을 약화하고 지배·개입하려는 의도로 보고 각각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그룹 상한을 0.1%포인트 웃도는 인상을 이끌어낸 집행부를 눈엣가시로 여긴 회사가, 이들을 몰아내고 우호적인 노조로 되돌리려 한 것이라는 게 노동당국의 판단인 셈이다.

회사는 삭감이 “과거 노조가 누리던 부당한 특혜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노조 측 대리인인 지석만 노무사는 “LS전선에서는 그동안 전임 노조 위원장들에 대해 임금 상당액을 보전해줬는데, 이는 관행이라기보다 임금의 손실 없이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노조법과 대법원 판례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 ‘상생’ 타이틀 달고 노조엔 소송전…”회사 돈 많아” 배짱

더 논란이 되는 지점은 인사와 대응 방식이다. 부당노동행위 판정의 책임 선상에 있던 이상호 당시 부사장에게, 회사는 올해 노사 화합을 뜻하는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 타이틀을 맡겼다.

LS전선은 지노위 판정에 불복하는 한편,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무고·명예훼손·위력업무방해 등 4건의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공개한 녹취에서 노사담당 이사는 “대법원까지 갈 생각이야. 3년에서 5년 걸릴 거 아니에요. 혹시라도 조합에서 이기더라도 그건 그때 가서 돈 다 줄게, 회사 돈 많아”라며 장기 소송전을 예고했다. 이런 배짱은 넉넉한 곳간과 무관치 않다.

DART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4조1천801억원, 순이익 1천476억원을 올렸고, 미국·인도·중국·폴란드 등 해외 자회사에 채무보증 5천416억원, 발주처 등에 이행보증 1조759억원을 제공하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S전선은 입장문에서 “노조가 제출한 녹음파일은 조작된 것이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 관련 노조 간부들은 녹취록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며 “사실관계가 사법절차를 통해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당노동행위 성립 여부와 이상호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들의 책임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과 향후 소송·수사에서 최종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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