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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출처=미래에셋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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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공모주는 ‘0주’인데…박현주 미래에셋증권, 계열 해외펀드엔 만기연장·환헤지 ‘수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출처=미래에셋그룹)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출처=미래에셋그룹)

회수 지연된 계열 해외펀드 만기 3년씩 연장하며 환헤지 정산금 계열 자금으로 투입

운용사는 박현주 개인이 60% 쥔 미래에셋자산운용…부담은 상장 계열사·주주 몫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으로 개미 투자자에게 한 주도 안기지 못한 미래에셋이, 정작 계열 자산운용사가 굴리는 회수 지연된 해외 펀드에는 만기를 3년씩 미뤄주고 환헤지 정산금 명목의 계열 자금을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생명보험은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대체투자 펀드의 만기를 잇달아 연장하고 추가 출자를 의결했다. 개미 보상은 검토 단계에 머문 반면, 계열 펀드 지원은 속전속결로 이뤄진 셈이다.

■ 만기 3년씩 미뤄진 계열펀드…환헤지 정산금도 계열 자금으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멀티해외부동산 6호’와 ‘6-1호’의 만기를 각각 2026년 7월에서 2029년 7월로 3년 연장하고, 환헤지 정산금 명목으로 88억원과 36억원을 다음 달 6일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두 펀드에 남은 투자 잔액은 6월 이사회 기준 각각 2천925억원, 1천146억원이다.

미국 부동산 펀드인 ‘맵스미국 17-1·17-2호’도 신탁 만기가 2026년 6월에서 2029년 12월로 미뤄졌다. 2018년 설정된 사모펀드 ‘미래에셋 Global Private Equity 1호’는 8년이던 만기가 다시 3년 연장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75억원을 더 넣었다. 이 펀드는 거래 목적이 기존 ‘배당수익 기대’에서 ‘매각차익 기대’로 바뀌었는데, 배당 회수가 여의치 않자 회수 방식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이 만기가 미뤄진 이들 펀드에 넣어둔 잔액만 5천700억원 안팎이다. 미래에셋생명도 호주·미국 부동산과 특별자산 펀드에 대해 최대 300억·115억·125억원의 환헤지 정산금을 추가로 낼 수 있는 한도를 새로 설정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만기 연장과 환헤지 정산금 부담은 고환율 장기화로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미래에셋은 그 부담을 오너 지배구조 정점의 계열 운용사 펀드에 계열 자금으로 떠안는 구조여서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회사는 PI로 2천억대 벌고, 개미 공모주는 ‘0주’

계열 지원과 달리 개미 보상은 이제야 윤곽이 잡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5∼10일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고, 총 모집액 11억4천만달러 가운데 개인 몫 5억달러는 판매 1∼2분 만에 완판됐다. 그러나 대표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물량을 넘기지 않으면서 청약은 무산됐고, 회사는 13일 새벽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박현주 회장이 4월 인터뷰에서 “상당 규모의 배정을 예상한다”고 공언한 것과 정반대 결과다.

반면 회사는 자기자본투자(PI)에서는 쏠쏠한 수익을 챙겼다. 미래에셋증권이 연결로 지배하는 종속펀드 ‘프로젝트 마스(Mars) 1·3호’는 지난해 각각 1천533억원, 1천277억원씩 모두 2천8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들은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 등 비상장 성장기업 투자에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자기자본 펀드다. 회사는 자기 돈으로는 성장기업 투자의 과실을 챙기면서, 개미에게 열어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은 ‘0주’로 돌려보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6일 자금이 묶였던 개인 투자자에게 연 10%의 경과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6월 5일 납입된 3억달러(8일간)와 8일 납입된 2억달러(5일간)에 연 10%를 일할로 적용한 것으로, 보상 규모는 약 14억2천만원으로 추산된다. 원금인 증거금은 이미 환불된 만큼 이번 보상은 손실 보전이 아니라 자금이 묶였던 기간의 이자에 해당한다. 외부 고객에게 검토하는 이자 14억원과 달리 계열 펀드에는 만기를 미뤄주며 수백억원을 즉시 투입한 구조여서, 그 부담이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점엔 박현주 계열 운용사…금감원 검사가 변수

만기가 연장된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이 개인 지분 60.19%를 직접 보유한 회사다. 부인 김미경씨(2.72%)와 일가 개인회사 미래에셋컨설팅(36.92%)을 더하면 오너 일가 지분이 99.83%에 이르는 사실상 비상장 개인 지배 회사로, 미래에셋의 총수(동일인)도 박 회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5월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 기한 내에 알리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변수는 금융감독원 검사다. 금감원은 6월 5일 현장 점검에 착수한 뒤 9일 정식 검사로 전환했으며,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청약 홍보와 내부통제,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발언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계열 펀드를 둘러싼 자기거래의 이해상충 문제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에게 불편을 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배정 무산 경위에 부당한 대우가 있었다고 판단할 경우 대표주관사와 블룸버그 통신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어서, 개인 보상과 별개로 책임을 외부로 돌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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