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 외친 정용진 회장의 스타벅스, 신군부 탱크 광주 시민 짓밟은 날, ‘탱크데이 할인’ 이벤트

1980년 5월 27일 새벽, 탱크를 앞세운 2만 5000여 명의 계엄군이 광주 시내로 밀고 들어왔다. 전두환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지 열흘째 되던 날이었다. 그 열흘간의 항쟁에서 민간인 166명을 포함해 193명이 목숨을 잃었다. 광주시민들이 ‘탱크’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장면이다.
그 날로부터 46년이 지난 2026년 5월 18일. 신세계그룹 계열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 날을 골라 ‘탱크데이’ 할인 이벤트를 열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날 오전 공식 앱과 SNS를 통해 ‘SS 탱크 텀블러’ 신제품 할인 행사를 ‘탱크데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했다. 날짜는 선명하게 ‘5/18’이었다.
논란은 한 줄의 홍보 문구에서 더 증폭됐다. 이벤트 페이지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병기됐다. 이 다섯 글자는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발표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은폐 발표를 그대로 연상시킨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를, 고문 은폐 사건을 상징하는 문구를 한 페이지에 나란히 배치한 셈이다. SNS에서는 즉각 “#일베벅스 불매” 해시태그가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공개적으로 스타벅스를 비판하며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마케팅 실수 이상의 파장을 낳는 데는 스타벅스 코리아 최대주주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이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022년 1월, 정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의 ‘폭력 선동 게시물’ 기준에 의해 자동 삭제됐고, 정 회장은 이에 반발해 추가로 “난 공산주의가 싫다”,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는 게시물을 연달아 올렸다. 이어 시진핑 관련 기사에 ‘반공방첩’, ‘승공통일’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yj_loves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유포본
(촬영·배포 시점: 2025년 7월경)
당시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로 불매 운동이 확산되자, 정용진 회장은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사실상 사과에 나섰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바로 그 정 회장이 이끄는 그룹의 계열사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벌이면서 논란은 다시 불붙었다.
문제는 5·18에서 ‘탱크’가 갖는 역사적 의미다. 1979년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격 이후 권력 공백을 틈타 전두환·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1980년 5월 17일 자정을 기해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광주에서 시민들이 이에 맞서자 신군부는 공수부대를 투입했고, 결국 탱크를 앞세운 계엄군 2만 5000명으로 도심을 포위·진압했다. 이 사건이 ‘북한군 침투’나 ‘공산주의자 봉기’가 아니었음은 이후 수십 년간의 수사와 재판, 국회 청문회, 특별법 제정을 통해 사법적으로도 확인됐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내란 및 반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즉, 5·18에서 광주로 향한 탱크는 ‘공산주의’에 맞선 것이 아니라, ‘반공’을 명분으로 시민을 짓밟은 군부 권력의 상징이었다.
이 같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18일 오후 해당 이벤트를 전면 중단하고 “부적절한 문구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즉시 해임하고, 이벤트를 기획·승인한 관련자 전원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 역시 “관련자 모두를 문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5·18이라는 날짜, 탱크라는 소재, 그리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한꺼번에 등장한 조합을 두고, 이것이 과연 우연한 실수였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세 가지가 모두 우연이라면 그 확률이 얼마냐”는 반응이 공감을 얻었다.
‘멸공’을 외쳤던 오너의 그룹에서, 광주를 짓밟았던 탱크가 등장한 날에 ‘탱크데이’가 열렸다. 경질과 문책으로 사태를 봉합하려는 신세계의 시도가 국민적 공분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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