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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가 6일 서울 전태일 기념관에서 '초고령사회, 노동조합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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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노동조합 필요성 제기, 초고령사회 노동운동 과제 분석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가 6일 서울 전태일 기념관에서 '초고령사회, 노동조합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가 6일 서울 전태일 기념관에서 ‘초고령사회, 노동조합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고령 노동자의 빈곤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새로운 역할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는 초고령사회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며 퇴직자노조 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는 6일 오후 2시 전태일 기념관에서 ‘초고령사회, 노동조합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준비위원회 출범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국의 고령화 현실을 진단하고, 퇴직 후에도 노동자로 남는 이들을 위한 조직화 전략을 모색했다.

■ 초고령사회 고용-빈곤 복합 위기 심화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2024년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을 지적했다.

이 실장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8.2%로 높지만, 2023년 기준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39.8%에 달해 ‘고용-빈곤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정부가 인구 변화를 ‘인구 재앙’ 등으로 부추기며 국민연금 같은 공공제도를 축소하는 도구로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사회경제적 요소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정책기획실장은 고령화 변화 앞에서 전 세계 노동운동이 직면한 4가지 시나리오 중, 한국 민주노조운동이 고령노동자 조직화에 있어서는 ‘주변화’와 ‘대체화’의 길을 가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의 ‘사회공공 노조운동’ 전략을 소개하며, ‘모두의 단체교섭’을 통해 고령노동자 의제를 교섭 중심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조 중앙이 ‘퇴직자 특별지부’를 한시적으로 결성해 장기적인 조직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 ‘죽는 날까지 노동자’ 퇴직자노조 결성 필요성 역설

허영구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준) 소집권자는 토론을 통해 퇴직자노조 결성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허 소집권자는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OEDC 평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을 지적하며, 이는 ‘노후의 보람을 위한 노동’이 아닌 ‘죽지 못해 일하는’ 슬픈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허 소집권자는 베이비붐 세대가 민주노조를 건설했으나, 신자유주의 공세와 이중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비정규직 양산을 막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이 기업복지 중심에 머물면서 정작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나 퇴직자 조직화 논의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허 소집권자는 “퇴직 후에도 자본가나 생산수단을 보유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노인은 노동자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연금이나 노인 일자리 소득 역시 노동자가 쟁취해야 할 ‘사회적 임금’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 나이에 무슨 노조야!’라고 물러설 일이 아니”라며, 죽는 날까지 노동자임을 인식하고 퇴직자노조로 뭉쳐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 및 산별 노조의 퇴직자 조직화 사례 공유

박정규 서울교통공사노조 퇴직자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조합 내 퇴직자위원회 구성과 활동 사례를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퇴직에 대응하여 2019년 대의원대회를 통해 ‘퇴직자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인준받았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재 단톡방 운영, 산행, 일자리 추천, 법률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공공운수노조 차원의 퇴직위원회 소집·운영 방식을 제안했다.

박준석 울산시니어유니온 활동가는 울산 지역의 조직화 경과를 공유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지부에서 대규모 퇴직이 발생하자 퇴직자 조직화가 필요했으며, 독일 금속노조(IG Metal)의 퇴직조합원 사례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편제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2025년 3월 50세 이상 퇴직자 및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노조인 ‘울산시니어유니온’을 창립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니어유니온은 현재 조합원 복지사업을 위한 노동공제회를 별도로 설립해 상호부조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퇴직자와 고령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구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축소되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책과 국가의 역할 강화를 위해 퇴직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묶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공감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토론회는 초고령사회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위해 노동조합이 더는 퇴직자 조직화에 소극적일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와 고령층 빈곤율을 고려할 때, 퇴직자들을 사회적 임금의 주체로 인식하고 조직화하는 것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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