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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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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시설 완공검사, 반얀트리 화재 후에도 ‘보고서 갈음’ 부실 논란

2025년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5년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소방시설 완공검사제도의 부실 운영 문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33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이후에도 대형 건축물에 대한 완공검사가 현장 확인 없이 감리결과보고서만으로 처리되는 실태가 드러나면서, 제도의 실효성과 안전 관리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서울·부산·인천·경기 등 4개 시도 소방본부의 소방시설 완공검사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형 건축물 완공검사가 현장 확인 없이 이뤄진 사례가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소방시설공사업법 등은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건축물 등에 대해 소방시설 완공검사 시 감리결과보고서대로 완공됐는지 현장에서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사고 두 달 전 해당 시설에 대한 소방시설 완공검사가 이뤄졌음에도, 스프링클러설비 배관 미연결 등 소방시설이 작동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사고가 난 반얀트리 리조트는 연면적이 9만5천㎡에 달하는 복합건축물이었으나, 소방당국은 거짓으로 작성된 감리결과보고서만을 검토한 채 현장 확인 없이 완공검사 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 대형 건축물 완공검사 72.97% 현장확인 생략

용 의원의 전수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소방시설 완공검사가 완료된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건축물 1,036개소 중 756개소(72.97%)가 현장 확인 없이 감리결과보고서만으로 완공검사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274개소 중 245개소(89.4%)를 감리결과보고서로 갈음해 4개 시도 중 현장 확인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발생한 부산에서도 대형 건축물 99개소 중 66개소(66.67%)가 현장 확인 없이 완공검사를 마쳤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158개소 중 124개소(78.48%), 505개소 중 321개소(63.56%)가 감리결과보고서 제출로 소방시설 완공검사를 갈음한 것으로 파악됐다.

■ 부실 감리 방지 위한 구조적 개선책 요구

이처럼 소방시설 완공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배경에는 현행법상 300세대 이상 주택건설공사를 제외한 건축물은 건축주가 직접 소방시설공사 감리업자를 선정하도록 한 제도의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부산 반얀트리 화재 역시 경찰 조사를 통해 시행사 등이 감리회사에 허위 감리결과보고서 제출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소방 감리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재차 부각됐다.

소방시설 완공검사제도는 허위·부실 감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만, 타 공사와 달리 소방시설에 대한 현장 확인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점이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건설, 전기 등 타 공사는 감리 절차와 별개로 사용승인 단계에서 지자체 또는 제3의 전문가가 현장 확인을 반드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용혜인 의원은 “소방시설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은 화재예방행정의 기본”이라며 “소방시설 완공검사를 건축주가 입맛대로 선정한 감리업자에게만 맡겨두면, 부실 완공에 따른 제2의 반얀트리 화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타 분야 공사와 같이 소방시설 완공검사 시 소방관서 또는 제3의 전문가의 현장 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건축물은 지자체가 감리업자를 선정하게 하는 등 부실 감리를 차단하기 위한 구조적 개선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 결과는 부산 반얀트리 화재의 교훈이 소방 행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대형 건축물의 안전 불감증이 구조적 문제로 지속될 위험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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