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대부업 대출금리 수준에 ‘유리천장’ 하나카드… 상고출신 이호성 대표· 옥죄어지는 서민

하나카드 본사가 위치한 하나금융지주 명동사옥 전경과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하나카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자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중저신용자들이 카드사로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런데 국내 8개 신용카드회사 중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금리가 연 18.23%로 대부업 대출금리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저 신용자들의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여겨지는 카드론 금리도 6월 말 기준 하나카드가 가장 높았으며 7월, 8월에도 하나카드는 고 금리 군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중저신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사 단기 대출을 통해 급전을 마련하고 있는데 큰 금리부담으로 서민들의 허리는 더욱 옥죄어지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회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가 8월 신규 취급한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연 17.46%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금리가 가장 높은 카드사는 하나카드로 18.23%였으며, 그 뒤를 KB국민카드(18.13%), 롯데카드(17.79%), 신한카드(17.67%) 등의 순이었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저축은행 대신 카드사로 몰리면서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급전 필요한 중·저신용자 하나카드 현금서비스 카드론 금리에 ‘울상’

지난달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5조8636억원으로 전월대비 4684억원 늘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4790억원으로 전월대비 712억원 증가했고,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3782억원으로 전월대비 692억원 늘었다.

또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지난 6월 말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로 집계됐다. 하나카드가 14.76%로 가장 높은 카드론 평균금리를 나타냈다. 이어 롯데카드(14.59%), 삼성카드(14.50%), 신한카드(14.12%), KB국민카드(14.09%), 우리카드(13.77%), 현대카드(12.88%) 순이었다.

7월 말 기준 카드론 금리는 BC카드가 15.27%로 가장 높았고, 하나카드(14.60%) 순이었고, 8월 말 기준 삼성카드 카드론 금리가 15.06%로 가장 높았으며 BC카드(14.69%), 하나카드(14.53%) 순이었다. 하나카드는 고 금리 군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이종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장은 “카드대출과 리볼빙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은행 등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면서 “다양한 금리정보로 카드대출과 리볼빙 금리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선택권 보장과 카드사간 자율적인 금리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카드가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대출금리 부담을 키운 배경에는, 오랜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올해 초 투입된 ‘영업통’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의 공격적인 영업 정책이 큰 역할로 작용됐다. 카드대출과 같은 고수익성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단순한 회원 수 확대보다는 활성 이용자 수에 초점을 맞춘 ‘진성영업’ 정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줄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천570억원에서 951억원으로 39.4% 감소했다.

이 같은 순익 감소는 금리 상승 기조에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채권 발행으로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도 비싸졌다는 설명이다.

하나카드는 자산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나카드의 올 2분기 연체율은 1.48%로 전년 동기 0.79% 대비 0.69%p 상승했다. 국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수치와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하나카드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전년 동기 보다 0.60%p 상승한 1.19%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여신을 의미한다.

카드사 중 최초 상고출신 수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하나카드>

이 때문에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취임 당시 ‘소비자 중심 경영 강화’ 외침이 단기 실적만 바라본 영업력 강화에만 몰두한 비전 제시가 아니였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호성 대표는 상고 출신이다. 대구 중앙상고는 지역 명문 상고는 아니지만, 이런 ‘핸디캡’을 이겨내고 카드사 중 최초 하나카드에서 상고출신 수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올 초 취임식 때 4대 핵심 과제를 발표했는데 첫째가 손님을 위한 혁신, 둘째 비즈니스 모델 혁신, 셋째 우리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ESG 혁신, 넷째 기업문화 혁신을 꼽았다. 그리고 조직 개편 초점은 ▲수익 다각화와 그룹 플랫폼 선도 ▲영업력 강화 ▲소비자 중심 경영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

이 결과가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이 주요 타깃인 카드 단기대출과 카드론 금리 부담 업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 배경일까.

게다가 이 대표는 기업문화 혁신을 내세웠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하나카드의 ‘유리천장’ 기업문화가 여전히 팽배하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유리천장이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성 차별이나 인종 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경제학 용어이다.

한국은 올해 기준 11년째 유리천장지수가 꼴찌인데, 특히 하나카드는 업계에서 여성 임원 기용과 관련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국내 8개 카드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카드만 유일하게 상근직 여성 임원이 없다.

2금융권 전체 임원이 11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비상근 여성 임원 2명뿐인 하나카드 임원 성비는 유독 눈에 띈다.

하나카드 룸살롱 발언 사태 이후… 여성 임원 유리천장 여전

특히 하나카드는 2021년 전 대표이사 시절 공식 회의자리에서 “카드는 룸살롱 여자 아닌 와이프”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등 업계에서 꾸준히 ‘유리천장’을 둘러싼 의혹의 눈초리를 받은 터라 여전히 조직문화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 카드업계 대부분 여성 직원 비율이 50%에 육박했고 일부 카드사는 여성 직원 비율이 더 높다는 점에서 하나카드의 이런 실정은 더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하나카드의 이런 실정과 더불어 여성과 남성 직원의 임금과 근속 기간도 차이가 났다. 하나카드 남성 임직원은 총 401명으로 평균 급여가 4600여 만원다. 반대로 여성 직원은 302명으로 평균 급여는 3000만 원에 불과하다. 평균 근속 연수도 남성 직원 13년 2개월 비해 여성 직원은 11년 10개월로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는 “금리의 경우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조달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에도 영향이 있다”며 “또한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손님들께서 신규 수요로 들어오시는 경우 상대적으로 평균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여성 발언 파문 이후 지속된 여성 유리천장 지적에 대해 하나카드는 “여성 상근 임원은 없는 것은 맞지만 차별을 둔 것은 아니다. 기사 내용에도 있는 것처럼 내부적으로 남녀 직원 비율 차이가 크지않고, 33개 부서 중 4개 부서에 여성 부서장이 배치되는 등 꾸준히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분위기며, 실제로 실력있는 여성 리더들이 많다”고 해명했다.

원고료 응원하기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