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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불법 승계 의혹 재판 시작… 노동·시민단체 “범죄사실 명확 구속하라” 주장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재판 절차가 열리는 법원 앞에서 노동·시민단체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 재벌특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에 노트북과 컴퓨터하드디스크를 불법 은닉하는 등 증거인멸의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며 “재벌의 주가조작사건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중심 축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옛 에버랜드)간 합병의 불법성 여부에 있다.

양사 간 합병은 단순한 기업결합을 뛰어넘어 그룹 지배구조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확립되는 핵심 사건이다.

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자본시장법위반(해외주주·의결권 자문사 대상 허위정보 유표, 인위적 주가부양을 위한 허위호재 공표, 주식매수청구 억제 위한 인위적 주가관리, 국민연금 상대 허위 정보제공, 뇌물공여등을 통한 대통령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유도 등) ▲업무상 배임(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대로 보유한 콜옵션 권리 등 지배력 관련 주요사항은폐) ▲외부감사법위반(2014회계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 거짓공시, 2015회계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 회계분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내용은 경영권승계를 위해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불법 행위를 통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했고, 그 결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있는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 0%에서 16.4%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지난 9월 보도자료를 통해 “물산은 모직에 비해 매출액 5.5배, 영업이익 및 총자산 3배에 이르는 규모였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모직이 물산보다 2.6배 높아서 ‘주가 기준의 합병비율’은 이재용 등 모직 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물산 주주에게는 불리했다”며 “합병이 이재용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치밀한 계획 하에 미전실의 독단적 지시로 이뤄졌기 때문임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왜 이런 수많은 범죄행위를 벌였는지 핵심은 간단하다”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삼성은 전자가 전체 그룹자산의 2/3이상인 기형적인 구조이고 총수일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0.57%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면 이 부회장은 자신의 자금으로 삼성전자주식을 직접 보유하면 될 것이나, 전자주식 1%를 늘리기위해서는 21일 기준 약 3조6천억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늘리지 못하는 대신 계열사 자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삼성생명’이라는 지분 연결고리를 통해 삼성전자 지분(7.21%)을 간접적으로 갖고 있었고, 삼성전자지분 4.06%를 가지고 있던 삼성물산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그래서 에버랜드와 합병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재일모직 자산은 분식회계와 자산 뻥튀기, 삼성물산은 매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산을 감소시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통합삼성물산 지분 16.40%를 갖게 됐고, 이는 간접적으로 삼성전자 지배력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단체는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 사실이 이렇듯 명확함에도 정권과 검찰의 소모적인 갈등, 삼성을 비호하는 데 앞장서 온 언론의 왜곡보도, 삼성만은 잃을 수 없다는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의 유착, 검찰수사심의위의 이재용 부회장의 불구속 권고 등이 ‘범죄자 이재용’을 ‘부회장 이재용’으로 살아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도 재개될 것이다. 두 개의 사건은 별건인 것 같지만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다”며 “국민연금의 천문학적 손해, 구삼성물산의 소액주주들, 삼성에서 노조탄압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그리고 함께 기소된 최지성, 김종중 등 전 삼성그룹 수뇌부에게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한편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 사건 재판이 22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 11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진행했다.

이날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과 별개로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오는 26일 오후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삼성에 준법감시위원회를 도입하도록 하고 이를 양형에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혀 형평성 논란을 불렀다.

이에 지난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관 기피신청을 해 9개월 간 재판이 중단됐으나, 법원이 특검팀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재개됐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은 대법원에서 인정한 뇌물죄에 대해 양형이 결정된다.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 재벌특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에 노트북과 컴퓨터하드디스크를 불법 은닉하는 등 증거인멸의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며 “재벌의 주가조작사건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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