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극적으로 도출된 ‘발전산업 고용·안전 사회적 합의’가 정부의 방관 속에 한 달 넘게 표류하는 가운데, 화력발전소 폐쇄로 해고 위기에 처한 1만여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실질적인 합의 이행과 사고 책임자 엄벌을 요구하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특히 고(故)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원청 대표이사 등 최고 책임자들이 ‘불송치’ 처분을 받으면서, 산업 전환의 비용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현장 노동자에게만 전가한다는 불신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사회적 합의 한 달째 ‘공전’… 1만여 명 노동자 생존권 벼랑 끝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 기자회견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정부와 114개 시민사회단체가 합의한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및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구성’ 등이 한 달이 지나도록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2038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40기가 폐쇄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이행점검기구조차 구성되지 않으면서, 1만여 명에 달하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 대책 없이 실직 위기에 노출된 상태다.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합의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만든 ‘사회적 약속’임을 강조하며 국무총리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정도영 일진파워노조 하동지부장은 “정부가 합의 이행을 방치하는 사이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기득권을 지키려 합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태성 한전산업개발지부장 역시 2038년까지 예정된 61기 중 37기의 발전소 폐쇄 과정에서 노동자가 정책 주체로 참여하는 ‘석탄화력발전소 전환특별법’의 조속한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 ‘윗선 면죄부’ 논란 부른 수사 결과… 실질적 책임자 처벌 요구
노동계는 최근 발표된 충남경찰청의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꼬리 자르기식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은 실무자 8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와 한전KPS 발전안전사업본부장 등 최고 책임자들에게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충현대책위는 다단계 하청 구조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진짜 주범들에게 면죄부를 준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규정했다.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한전KPS와 정규직 노조가 법원 판결마저 외면하며 하청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하고 있다”며, 합의 이행을 방해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실질적 책임자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정부는 ‘발전산업 고용·안전 사회적 합의’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이행 시기나 방식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수사 결과를 존중하되, 향후 산업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안전 관리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