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8일,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한전KPS가 형식적으로는 도급 계약을 맺었지만, 실질적으로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지시와 관리·감독을 수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명시적으로 판정했다. 이번 판결은 공기업 한전KPS가 그간 위험과 책임을 회피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용해 온 불법적인 고용 구조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된다.
재판부는 한전KPS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원·하청이 뒤섞여 작업하는 체계에서 관리 감독을 해온 점을 불법파견의 근거로 삼았다.
또한, 다단계 하청 구조로 인해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이는 결국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포장’에 불과했다고 판시했다.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죽음을 외주화해온 공기업의 구조적 범죄에 법원이 제동을 건 역사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한전KPS 하청노동자 노무비 착취 구조를 폭로하면서 본격화되었다. 2022년 6월, 태안발전본부 하청노동자 24명이 소송을 제기하며 불법파견 인정과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2년여간의 심리 과정에서 원·하청 혼재 작업, 원청의 직접 지시 등 불법파견의 정황을 보여주는 다양한 증거들이 제출되었고, 마침내 2025년 8월 28일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 한전KPS ‘불법파견’ 판결, 투쟁의 시작점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은 “오늘의 승리를 故 김충현 노동자에게 바치겠다”며 감격의 소회를 전했다. 그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이 발전소에서 불법을 근절하고 생명을 살리는 판결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두율 김하나 변호사는 “업체가 바뀌어도 노동자들이 계속 일해온 것이 ‘고용안정 노력’이 아니라 불법파견의 명백한 증거임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은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를 얻어 안도한다”면서 “투쟁을 멈추지 말고 안전한 사업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용균 재단 김미숙 대표는 “이처럼 완벽한 승소는 처음”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만약 이 소송이 더 일찍 있었다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했고, 비극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도급이라는 명목은 포장일 뿐, 결국 중간착취를 위한 불법파견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용균·김충현 동지의 죽음이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구조적 참사의 결과”라고 지적하며, 정부와 한전KPS에 외주화 구조를 전면 시정하고 모든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했다.
■ 정부와 사측에 항소 포기 촉구, 투쟁의 불씨 당겨
故 김충현 대책위 박정훈 집행위원장은 “판결문을 집행해야 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즉각 판결을 이행하고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조와 회사가 모든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한전KPS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드러낸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들의 투쟁은 단순히 법적 승리를 넘어, 직접고용 쟁취와 구조적 개혁을 향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도급 공사계약서를 찢는 퍼포먼스가 진행돼 참석자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번 판결의 파장은 한전KPS를 넘어 공공부문 전체의 고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한일은 kps정직원이 다하고 뒤에서 공기구나 가져다 주는건데 시발 진짜 서러워서 못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