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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내란죄 실명 판결문 공개'를 촉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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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12·3 내란’ 실명 판결문 공개 촉구… 시민 5,748명 서명 제출

2026년 3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내란죄 실명 판결문 공개'를 촉구하는 모습.
2026년 3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내란죄 실명 판결문 공개’를 촉구하는 모습.

(뉴스필드) 헌정 질서를 파괴한 ‘12.3 내란’ 사건의 1심 선고가 내려진 가운데, 시민사회가 피고인들의 실명이 담긴 판결문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사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국가 권력을 남용한 중대 범죄의 실체를 명확히 기록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 “비실명 판결문은 사실상 암호문… 국민의 알 권리 심각하게 침해해”

참여연대(공동대표 백미순·진영종·한상희)는 10일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포함한 주요 피고인들의 실명이 포함된 내란죄 판결문 공개를 요구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19일, 내란죄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는 내란 발생 443일 만의 사법적 판단이었다.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에서 “12.3 내란은 민주화 이후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헌정 질서를 파괴한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사건의 역사적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판결문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재 법원이 제공하는 비실명 판결문은 피고인들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로 표기되어 있어, 누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암호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27일부터 진행한 ‘내란죄 판결문 실명 공개 촉구’ 긴급 서명에 참여한 시민 5,748명의 명부를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 공직자 직무 관련 범죄에 ‘사생활 보호’ 부적절… 법적 대응 및 법 개정 추진

단체는 법원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판결문을 기계적으로 비실명화하는 것은 알 권리를 도외시한 위헌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정보공개법상 공직자의 실명과 직위는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가리는 것은 책임의 실체를 흐리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발언을 통해 “국가 자원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사건에 숨겨야 할 사적 영역은 없다”며 법조기자단에게만 실명 판결문을 제공한 법원의 선별적 정보 제공 행태를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향후 사법정보공개포털을 통한 실명 판결문 사본 신청 캠페인을 지속하는 한편, 법원이 공개를 거부할 경우 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다.

또한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판결문에 실명을 공개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국회에 요구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사법부가 국가 존립을 흔든 내란죄라는 엄중한 사건을 대함에 있어, 형식적인 개인정보 보호 논리에 매몰되어 역사적 기록의 투명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처럼 헌정 질서 파괴의 주역들이 비실명이라는 장막 뒤에 숨는 것을 방치한다면, 사법 정의의 실현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반쪽짜리 단죄에 그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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