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SK, HD현대 오너 일가 주식담보 대출 급증… 경영자금 및 상속세 납부 목적?
2024.06.10 기준 대기업 집단 중 오너일가 주식담보 현황과 대출금액 현황 국세청 법원의 담보,공탁,신탁은 제외.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리더스인덱스
삼성가 세모녀 1조원이상 감소했으나 여전히 3조원 대출
롯데그룹 오너일가 4700억원 증가, 최태원 회장도 580억원 증가
롯데그룹, SK그룹, HD현대그룹 오너일가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 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으로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마진콜의 의한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입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88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8개 그룹의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개 그룹에서 오너 일가 중 최소 1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 215명 중 103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으며, 이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0.6%를 담보로 제공하고 6조 7741억 원을 대출받고 있다. 이는 지난 해 8월 기준 136명에서 103명으로 33명이 감소한 것이며, 담보대출 금액도 7조 6558억 원에서 11.5% 감소한 것이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리더스인덱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삼성가 세 모녀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이 크게 감소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담보대출 금액은 지난해 4조 781억 원에서 올해 2조 9328억 원으로 28.1% 감소했다. 특히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매각하면서 담보대출 금액이 4700억 원 감소했고, 이부진 사장도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담보대출 금액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은 크게 증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지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총 4538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도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담보로 2395억 원을 대출받았다.
SK그룹의 오너 일가들도 주식담보 대출 금액이 소폭 증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담보대출 금액이 580억 원 증가해 4895억 원에 달했으며,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담보대출 금액이 20.5% 증가했다.
HD현대 그룹 오너 일가들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도 지난해보다 460억 원 증가한 4175억 원으로 네 번째로 많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주식담보 대출 금액이 500억 원 증가한 반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담보대출 금액이 감소했다.
LG그룹의 경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담보대출 금액을 크게 늘리면서 LG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이 증가했다.
주식담보 대출에는 다음과 같은 위험성이 있는데,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마진콜로 인해 주가가 더욱 하락하여 소액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심각한 경우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오너들의 주식담보 대출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