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추모비와 추모목, 뒤로 김용균 노동자 추모 조형물이 보인다
노동·인권

김충현 노동자 사망 100일, 태안화력발전소에 추모비 세워졌다

추모비와 추모목, 뒤로 김용균 노동자 추모 조형물이 보인다
추모비와 추모목, 뒤로 김용균 노동자 추모 조형물이 보인다

10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서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100일 기억식이 개최됐다. 이날 기억식은 추모비 제막과 추모나무 식수 행사를 통해 반복되는 죽음을 멈추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는 노동자들의 결의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충현 노동자는 지난 6월 2일 한전KPS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선반 작업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 김용균 추모조형물 옆에 김충현 추모비 세워져

태안화력발전소에는 2018년 사고로 사망한 김용균 노동자의 추모 조형물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김충현 노동자의 추모비가 나란히 세워지면서,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비극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전KPS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9월 1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불법 파견 구조와 안전 부재 속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불법파견 소송 1심 승소에도 불구하고 한전KPS가 항소하면서, 이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억식에 함께한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기억식에 함께한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김충현 대책위 박정훈 집행위원장은 “김용균의 옆자리는 비어 있기를 바랐지만, 불행히도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며 “정부의 무관심이야말로 죽음의 공장을 키우는 밑거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늘 심은 김충현 나무가 생명과 안전을 꽃피울 수 있도록 현장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 “안전한 퇴근이 노동자의 권리”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정철희 태안분회장은 “우리는 현장에 다시 섰지만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여전히 불안이 스며들고 또 다른 희생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 심은 나무는 충현이 형을 기억하는 표식이자, 반드시 더 나은 현장을 만들겠다는 다짐의 뿌리”라며 현장의 변화를 다짐했다.

정 분회장은 마지막으로 “김충현, 김용균 동지를 기억하며 끝까지 살아서 투쟁하자”고 동지들에게 호소했다. 이번 기억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노동자들의 연대와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대책위는 “죽음이 아닌 안전한 퇴근이 노동자의 권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정부와 발전 공기업, 원청 기업들의 책임 있는 태도 전환을 촉구했다.

이번 기억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위험의 외주화’가 낳은 비극적 현실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두 노동자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진 추모비는 안전한 일터가 보장될 때까지 이들의 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추모목에 소원지를 걸고 있는 조합원
추모목에 소원지를 걸고 있는 조합원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