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는 현재진행형… “피해기업 구제 및 진상조사 등 금감원 역할 중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 폭등으로 키코 파생금융상품에 가입해 약 1000개 기업, 10조원대 피해를 일으킨 일명 ‘키코사태’와 관련해 피해기업 구제 및 진상조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2018 금융감독원 키코 재조사 및 피해기업 구제방안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여야 각 정당 8개 의원실과 7개 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뜻을 함께했다.
행사에 참석한 민병두 의원은 “키코 사건 해결을 위해 정무위에서 금융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하겠다”고 밝혔으며, 표창원 의원은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나라만 다른 판결을 내린 것이 사법농단의 일부였음이 문건으로 밝혀졌다”며 “진상조사와 피해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토론회에 참석한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대외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라 함부로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불완전판매를 감독해야하는 기관으로서 많은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발표자로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문귀호 前(주)21세기조선 회장,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가 나와 키코 재조사의 의미와 과제, 피해 사례, 피해기업 구제 등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조붕구 위원장은 “키코는 현재 진행중인 사건”임을 강조하며, “과거 중소기업의 수출비중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중소기업 몰락은 키코사태가 원인”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파생상품위원회(CFTC)의 의견으로 키코 사건의 형사적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는 한편, “키코 사건은 여러 단체의 공통된 견해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귀호 회장은 그동안 묻혀있던 키코와 조선업에 대해 설명하며 “키코 피해로 인해 법정관리 대신 은행에 주식을 넘기는 방식을 택했지만, 은행은 지급보증을 거부하여 결국 회사는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문 회장은 은행의 지급보증이 반드시 필요한 조선업의 특성상 은행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과, 대표자의 날인조차 없던 계약서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계약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키코는 처음부터 불공정한 사기 상품이었기에 재조사가 진행되었고, 재심 또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키코는 중소기업에 대한 수탈이었고, 이를 막지 못한 것은 금융당국의 잘못이기에 철저한 재조사와 피해기업들에 대한 구제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뒤이어 박선종 숭실대 교수, 한순흥 카이스트 교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 김형수 내일신문기자가 토론자로 나왔다.
박선종 교수는 “기존에는 개별약정서의 내용만 다투어졌지만, 기본계약서의 약관성에 대해 따져 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키코 사건의 부당한 판결은 민사판례연구회와 연관이 있음을 언급했다.
김득의 대표는 “금감원은 키코를 불완전판매로 규정하고, 시급하게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당 은행이 키코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일정 부분 보상해야하고, 저리 대출을 통한 기업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순흥 교수는 “수출기업은 달러가 오르면 이익이지만, 키코는 이 때문에 망하게 되는 이상한 구조의 상품”이라며 “낙후된 금융시스템이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전했다.
정승일 이사는 “은행에서 일상적으로 권하는 파생상품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에서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형수 기자는 “키코 사건을 일부 은행에서는 환투기라고 주장하면서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이미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업인 키코 피해 기업들에게 지원해야한다”고 밝혔다.
안진걸 소장은 “키코 사건에 대해 알려진 피해금액이 모두 달라 금감원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으며, “검찰과거사위원회에 키코 사건이 추가 채택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사회자인 송종운 키코 자문위원은 “현재진행형인 키코가 당면한 문제에 있어서 공적기관인 금융감독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감독원이 제 역할을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토론회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