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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내세운 농협은행, 두 달 새 우대금리 0.61%포인트 깎았다

NH농협은행 전경. (사진=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전경. (사진=NH농협은행 제공)

포용금융을 ‘존재 이유’로 내건 NH농협은행이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내리는 사이 우대금리는 그보다 두 배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고도 은행 몫이 0.35%포인트 커졌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와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는 지난 6월 3.60%에서 8월 3.34%로 0.26%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는 2.19%에서 1.58%로 0.61%포인트 줄었다.

가산금리 인하폭보다 우대금리 축소폭이 0.35%포인트 더 크다.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값은 1.41%포인트에서 1.76%포인트로 벌어졌다. 차주가 실제로 떠안는 가산 부담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축소폭은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우대금리 단순평균은 1.7%에서 1.586%로 0.114%포인트 줄었다. 농협은행의 축소폭은 평균의 5배를 넘는다. 우리은행(1.30%→1.61%)과 하나은행(1.93%→2.06%)은 오히려 우대금리를 늘렸다.

우대금리 축소폭이 가산금리 인하폭을 넘어선 곳은 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두 곳이다. 국민은행은 가산금리를 0.08%포인트 내리고 우대금리를 0.31%포인트 줄였다. 신한은행은 우대금리를 0.09%포인트 줄였지만 가산금리는 0.54%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이 연초 내놓은 포용금융 특별우대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하다. 농협은행은 올해 1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에 최대 0.3%포인트, 개인사업자 대출에 최대 0.2%포인트의 포용금융 특별우대를 신설했다. 두 달 동안 줄인 우대금리 0.61%포인트는 주담대 특별우대 최대치의 두 배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2월 6일 경주 농협교육원에서 전국 영업본부장들과 ‘포용금융 추진 결의대회’를 열고 포용금융을 농협의 뿌리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7월 상반기에만 서민·소상공인·폐업자 지원 등 포용금융에 1조9126억원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시점도 겹친다. 지급준비금·예금보험료·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 넣지 못하게 한 개정 은행법이 7월 1일 시행됐다. 금융당국은 이 조치로 대출금리가 0.2%포인트 가까이 내려갈 것으로 봤다. 농협은행은 가산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우대금리를 깎아 인하 효과를 상쇄한 셈이다.

9월에는 차주가 받는 금리가 더 올랐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의 가계대출 신용점수별 금리현황을 보면 농협은행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7월 4.29%에서 8월 4.80%, 9월 5.20%로 두 달 새 0.91%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0.09%포인트, 우리은행은 0.26%포인트, 하나은행은 0.24%포인트 올랐고 신한은행은 0.13%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은 시장금리 상승 탓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만의 별도 요인이 있다기보다 채권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시장금리 상승폭은 대출금리의 5분의 1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7월 말 4.343%에서 9월 말 4.525%로 0.182%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 평균 대출금리 상승폭 0.91%포인트와는 0.73%포인트 차이가 난다.

부담은 신용이 낮은 차주에게 더 크게 돌아갔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 구간 평균금리는 7월 6.45%에서 9월 9.22%로 2.77%포인트 올랐다. 951~1000점 고신용 구간 상승폭 0.80%포인트의 3배를 넘는다. 포용금융의 대상이라던 저신용 차주가 가장 큰 폭의 인상을 떠안았다.

강 행장은 19일 국정감사에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의 세부 항목을 확인해 의원실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어떤 우대 항목을 줄였는지는 23일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민 의원은 금융감독원에 은행별 금리 산정과 자체 점검 현황을 22일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은행에는 개인 대주주가 없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갖고,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은행을 100% 자회사로 둔다. 농협금융지주는 반기보고서에서 최대주주 농협중앙회 지분율 100%가 2012년 3월 설립 이후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금리 정책의 최종 책임은 행장과 이를 감독하는 농협금융지주, 그 위의 중앙회 지배구조 안에 있다.

농협금융지주 반기보고서의 제재현황에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농협은행의 위반이 잇따라 올라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4일 홍콩H지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과정의 설명확인의무·녹취의무 위반과 자격 없는 직원의 투자권유를 이유로 농협은행에 과태료 13억2400만원을 부과했다.

엿새 뒤인 12월 10일에는 ELT를 팔면서 직원 21명이 실명 확인 없이 계좌 37건을 개설한 일로 과태료 1000만원이 추가됐다. 올해 3월 4일에도 신분증 사본으로 펀드 7건과 예금 1건을 개설해 과태료 1000만원을 냈다. 지난해 10월 15일에는 금융정보분석원이 고객확인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5억5450만원을 매겼다.

실적은 내리막이다.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 줄며 2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1조9415억원으로 7.4% 늘었고,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8.3%로 4년 연속 올랐다. 강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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