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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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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조 오지급 이어 빗썸, ‘API 무료’ 이벤트 뒤 거래 70% 쏠림에 금감원 점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상위 10개 계정의 거래 비중이 70%까지 치솟은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이상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섰다.

빗썸은 논란이 불거진 API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 17일 만에 돌연 종료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빗썸 내 특정 계정으로의 거래 쏠림 현상을 확인하고, 빗썸 측에 상위 거래자 명단과 거래 원자료 제출을 요구해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건은 지난달 19일 91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만에 1억원을 넘어서면서 시작됐다. 빗썸은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던 21일, 별도의 종료일을 정하지 않은 채 API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개시했다.

이벤트 적용 이후 상위 10개 계정의 거래 비중은 평소 30% 안팎에서 비트코인 기준 최대 70%까지 급증했다. 이더리움은 67%, 리플은 53%, 달러 연동 코인인 테더 역시 50%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 비중이 높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해당 계정들이 시세를 조종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일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는데 이벤트를 시작한 21일 자정이 되는 순간 거래량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출처=빗썸
출처=빗썸

금감원은 해당 계정 간 연관성 및 거래소 간 차익을 노린 자동매매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빗썸에서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등의 특별한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시세조종 여부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빗썸은 지난 6일, 시작 17일 만에 API 이벤트를 종료했다. 이벤트 종료 시점이 언론 취재 및 금융당국의 원자료 조사가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리며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빗썸 측은 이번 종료가 사전 공시에 따른 정상적 절차이며 언론 취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상위 10개 계정에 대해서도 “고정된 특정 세력이 아니라 종목과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는 유동적 집합”이며 “시세조종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빗썸은 이와 별도로 가격 상승기에 거래가 활발한 투자자들의 매매 규모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위 이용자 비중이 높아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이정훈 측근 김기범 지주사 대표로…오지급·자금유용·채용청탁 수사까지

한편 이번 조사는 빗썸의 지배구조 재편 시점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빗썸의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이며, 비덴트(10.22%)와 티사이언티픽(7.17%)이 뒤를 잇는다.

빗썸홀딩스는 지난달 25일 김기범 전 빗썸 대외협력총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빗썸과 빗썸홀딩스 대표를 겸직했던 이재원 대표는 지주사 대표직에서 물러나 거래소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기범 대표는 빗썸 창업자인 이정훈 전 의장과 20년가량 인연을 이어온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장은 등기임원에서는 물러났으나 최상단 지분구조를 통해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복수의 매체가 보도해왔다.

빗썸을 둘러싼 감독·수사 리스크는 이번 거래 쏠림 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에는 이벤트 포인트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한 직원 실수로, 당시 빗썸이 실제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4만6000개의 13배가 넘는 62만개, 약 62조원이 잘못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해 금감원이 현장 점검 사흘 만에 정식 검사로 전환했고 그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직 대표였던 김대식 고문을 둘러싼 의혹도 진행 중이다.

회사가 사택 지원 명목으로 지급한 임차보증금 38억원 가운데 11억원을 김 고문이 개인 아파트 매입 잔금으로 쓴 정황이 드러나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가 지난 3월 빗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같은 방식으로 회삿돈을 유용한 전현직 임원이 4명, 이들이 받은 돈이 총 116억원에 이른다고 파악했다.

이재원 대표는 이번 거래 쏠림·API 이벤트 건과는 별개로 이미 다른 형사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서울경찰청은 무소속 김병기 의원 차남의 특혜 채용 청탁을 받고 실제 채용에 나선 혐의로 지난 6월 이 대표를 참고인이 아닌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 차남은 2025년 1월 빗썸에 입사해 6개월 근무했으며, 김 의원이 그 무렵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빗썸의 경쟁사인 두나무를 겨냥한 질의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져 대가성 여부도 함께 조사받고 있다.

빗썸을 둘러싸고 오지급 사고에 대한 금감원 검사와 임원 사택자금 유용 의혹, 채용청탁 관련 수사가 각각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거래 쏠림 현상까지 금융당국의 점검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현재 관련 거래 원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시세조종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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