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합 효과 뜨기 전에 관리종목 낙인 가능성⋯”골든타임” 놓칠 판
지배주주 유준원, 자본시장법 위반 항소심 진행 중⋯계열 저축은행은 매각 표류
상상인증권이 증권주 가운데 처음으로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5대1 액면병합의 방어 효과가 발동되기도 전에 관리종목으로 먼저 지정될 가능성마저 커졌다. 회사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유준원 (주)상상인 대표이사는 별도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어 그룹 전체의 신인도 부담도 함께 거론된다.
■ 병합 효과보다 빠른 관리종목 시계
1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5대1 주식병합을 결정하면서 8월20일부터 9월8일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9월9일 병합 신주를 상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동전주 퇴출 규정은 지난 1일 시행됐고, 상상인증권은 이때부터 계산한 30거래일째인 다음달 11~12일께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채울 것으로 관측된다. 병합에 따른 주가 5배 효과가 반영되는 신주 상장(9월9일)보다 약 한 달 앞서는 시점이다.
즉 병합이 실제로 주가를 방어하기 전에 관리종목 딱지부터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16일 종가는 762원으로 병합 결정 당일인 지난달 30일 종가(822원)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하락분을 단기간에 만회하지 못하는 한 관리종목 지정 자체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 반등 이끈 건 개인뿐…기관·외국인은 관망
주가는 지난 13, 14일 이틀 연속 밀렸다가 15, 16일 이틀 연속 반등했지만, 그 온기는 고르지 않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2만1217주를 순매도했고 기관 순매수는 1주에 그쳤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사실상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직전 거래일인 15일에는 외국인이 8만8986주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3.95% 끌어올렸지만, 14일(-4973주)과 13일(-1만6376주)에는 외국인이 되레 순매도하며 각각 2.34%, 5.22% 밀렸다. 기관은 닷새 내내 순매매 규모가 수백주 안팎에 그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실적이나 재무 개선을 반영한 매수라기보다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수급이 짧게 스쳐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한 반등의 지속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 유준원 리스크, 그룹 신인도 흔들어
상상인증권의 실질적 지배구조 정점에는 유준원 (주)상상인 대표이사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주)상상인이 55.85%, 특수관계인을 합하면 64.81%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상상인의 최대출자자는 지분 23.65%(1308만7719주)를 가진 유 대표다. 유 대표 개인도 계열사 임원 자격으로 상상인증권 지분 5.10%를 보유해 5% 이상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정작 (주)상상인 이사회 의장은 유 대표가 아닌 이민식 각자대표이사가 맡고 있고, 유 대표의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은 10%에 그쳤다.
유 대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전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5~2018년 코스닥 상장사에 전환사채 발행을 가장한 대출을 내주고 이를 숨긴 채 투자자를 속인 혐의로 2020년 7월 검찰에 기소됐다. (주)상상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 벌금 185억4900만원과 추징금 1억12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시세조종(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유 대표 측은 불복해 항소했고,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그룹 계열인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같은 사건으로 나란히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별도로 대주주 적격성 미충족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지분 매각명령도 받았다. (주)상상인은 지난해 10월31일 이사회에서 KBI그룹에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1224만1주(1107억원)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업보고서에는 이 매각명령에 따른 후속 일정을 아직 알 수 없다고 적었을 만큼 처분 기한을 수차례 미루며 매각 완료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상상인증권 자체는 사업보고서에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별도 제재 이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오너 개인·계열사 문제와는 선을 긋고 있다. 실적과 재무 건전성 지표도 나쁘지 않다.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연결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1954억원에서 2007억원으로 늘었으며 순자본비율(NCR)도 278.8%로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돈다. 다만 지배주주의 사법 리스크와 계열 저축은행 매각 지연이 길어지는 한, 회사 신뢰도가 그룹 리스크에 연동되는 구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 적자 속 채권부문에만 몰린 억대 성과급
2025 사업보고서에 개별 공시된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 5명은 모두 FICC(채권)본부 소속이었다. 본부장인 유지훈 상무는 급여 7200만원에 영업성과급 32억3500만원이 더해져 총 33억원을 받았다. 같은 본부 소속 팀장 1명과 팀원 3명도 각각 7억원대에서 9억원대를 수령했다.
회사는 산정 기준에 대해 “본부 영업수익에서 인건비 등 직·간접비를 제외해 성과급 재원을 산정하고, 개인별 수익기여도에 따라 배분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등기임원인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는 개별 보수가 5억원에 못 미쳐 공시 대상에서 빠져 구체적 수령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 9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 전체가 적자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채권 트레이딩·중개를 맡은 특정 본부에만 억대 성과급이 집중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