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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대형 참사 발생 직후 또다시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제기된 조종실 내 위계 문화와 기기 임의 조작 의혹이 조종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SBS 캡처
사회

‘참사’ 바로 다음날인데… 제주항공 기장, 부기장 ‘군기 잡기’ 하다 기체 문 열고 이륙 논란

2024년 12월 대형 참사 발생 직후 또다시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제기된 조종실 내 위계 문화와 기기 임의 조작 의혹이 조종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SBS 캡처
2024년 12월 대형 참사 발생 직후 또다시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제기된 조종실 내 위계 문화와 기기 임의 조작 의혹이 조종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SBS 캡처

2024년 12월 제주항공 대형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 같은 기종의 항공기에서 또다시 랜딩기어 이상이 발생해 회항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 전 기장의 황당한 ‘부기장 길들이기’가 있었다는 내부 폭로가 제기되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군 중령 이상 출신 기장들에 대한 조직 내 인사 구조와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1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29일) 하루 만인, 30일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01편(B737-800)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 경고를 발견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161명의 승객이 탑승 중이었으며, 기체는 평택 상공에서 기수를 돌려 오전 7시 25분경 김포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이후 승객 21명은 불안을 이유로 재탑승을 포기했고, 나머지 승객은 대체편으로 같은 날 오전 8시 30분 다시 제주로 출발했다.

전날 무안공항 참사의 주요 원인이 랜딩기어 작동 불능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승객들에게 큰 공포를 안겼다.

이 사고와 관련해, 회항에 이르기 전 비행 준비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내부 제보가 뒤늦게 제기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제주항공 조종사 관련 내부 제보 글 캡처. 해당 게시글은 7C101편 회항 사고를 둘러싼 비행 준비 과정과 조직문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제주항공 조종사 관련 내부 제보 글 캡처. 해당 게시글은 7C101편 회항 사고를 둘러싼 비행 준비 과정과 조직문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주항공 소속으로 추정되는 제보자에 따르면, 공군 중령 출신인 해당 기장이 이륙 전 부기장에게 업무 질문을 하며 이른바 ‘군기 잡기’를 하던 중 ‘랜딩기어 매뉴얼 익스텐션 도어’를 임의로 개방했다.

이후 해당 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륙이 강행됐고, 결국 조종실에는 경고등(Warning)이 들어왔다. 제보자는 기장이 이 사실을 정비사에게 즉시 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응 과정에서도 기장의 독단이 지적되었다.

항공사 본부(컴퍼니) 측은 센서 이상으로 판단하여 목적지인 제주까지 운항할 것을 권고했으나, 해당 기장은 기장(PIC)의 권한을 내세우며 고집스럽게 김포공항으로의 회항(Divert)을 결정했다.

특히 회항 과정에서 기내 방송(PA)을 통해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한다”고 직접 언급하며 승객들을 극도의 불안 상태로 몰아넣었고, 이로 인해 국내선 운항 스케줄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보자는 해당 기장이 평소에도 실력에 비해 부기장에게 과도한 잔소리를 하고 객실 승무원들에게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60세가 넘어도 3년의 촉탁 근무가 자동 보장되는 등 이른바 ‘철밥통’식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해당 부기장은 “사고뭉치 기장을 어떻게 처벌하는지 지켜보겠다”며, 본인 역시 해외 이직을 확정 지었다고 밝혀 숙련된 부기장들의 유출 문제를 시사했다. 그는 “승격 올 스탑” 공지를 보고 해외 이직을 결심했다며, “여기서 FO 생활할 시간이 아깝다”고 적었다.

실제 승격 정체 문제는 공개 인터뷰에서도 일정 부분 확인된다. 지난해 말 제주항공 조종사노조 임정훈 위원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부기장 근무 4~5년이면 기장 승급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8년 이상 걸린다”며 그 원인으로 기단 확장성 부족을 꼽았다.

블라인드 게시글에서 제기된 “10년 이상씩 부기장 생활”이라는 격앙된 표현과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최소한 승급 지연이 현장의 실질적 불만이라는 점은 외부 인터뷰로도 뒷받침된다.

이 같은 내부 불만이 확산되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참사 이후 대대적인 안전 및 훈련 체계 보강을 천명했으나, 실제 현장의 안전 지표는 여전히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감사원이 실시한 항공안전 실태 감사 결과, 무안 참사를 기점으로 항행안전시설, 정비, 종사 인력, 관제 등 4개 핵심 분야에서 총 30건의 취약 요소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는 사측의 재발 방지 대책이 현장에 온전히 뿌리 내리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측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본지 취재진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시된 내용만으로는 정확한 파악이 어려워 내부적으로 체크해보고 연락하겠다”면서도 “항공라운지(블라인드)를 확인했으나 관련 게시물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사측은 현재까지 어떠한 추가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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