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전기와 난방을 공급하는 공공재적 성격의 기업 GS파워가 ‘빚더미’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당기순이익 대비 60% 수준의 배당금 지급을 지속하며, 총수 일가와 경영진을 위한 ‘현금 잔치’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가 1조 5,000억 원대 빚을 내 시설 투자를 감행하며 신용 위기에 직면한 사이, 일부 수익은 지주사를 통해 허창수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 배당 주머니를 채웠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며 고액 배당과 자신의 보수 증액을 직접 설계·승인한 유재영 대표이사는 2024년 대비 보수 규모를 대폭 늘려, 반기 만에 8억 원이 넘는 ‘셀프 보수’를 수령하며 ‘책임 경영’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한신평은 최근 GS파워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는 ‘강등 기준’을 엄격하게 바꿨다.
이전에는 빚 규모가 벌어들인 돈(EBITDA)의 7배를 넘어야 문제 삼았지만, 이제는 5배만 넘어도 등급을 깎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현재 GS파워가 빚을 갚을 수 있는 역량 대비 부채 수준은 4.3배로, 등급 강등 마지노선인 5배에 이미 바짝 다가서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 빚으로 쌓은 1.47조 투자…재무 건전성 후퇴하는데 배당은 ‘두 배’ 폭증
GS파워의 재무 상태는 ‘위기’ 그 자체다. 2025년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약 2조 2,786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 증가한 반면, 자본총계는 9,824억 원으로 오히려 2.1% 감소하며 재무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회사는 2014년부터 약 1조 2,783억 원을 들여 안양 열병합발전소 대체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2022년부터 2029년까지 총 1조 4,670억 원 규모의 부천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2023년 DL이앤씨와 3,930억 원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매년 2,055억 원 수준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빠져나갈 예정이다.
황당한 지점은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단행된 ‘배당 잔치’다. GS파워는 2024년 780억 원 수준이던 배당금을 지난해 1,43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이 배당 규모는 최근 10년 중 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 배당 잔치의 종착역은 ‘허씨 일가’
이 돈의 향방을 따라가면 결국 ‘총수 일가’가 나온다. 배당금의 51%를 가져가는 GS에너지는 지주사 (주)GS가 100% 지분을 가진 곳으로, (주)GS의 지분 절반 이상(53.48%)은 허창수 명예회장을 비롯한 허씨 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이 쥐고 있다. 기업이 빚을 내 시설 투자를 하는 와중에 알짜 현금은 총수 일가의 곳간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주)GS는 지난달 말 2,841억 원 규모의(주당 3,000원·우선주 3,050원) 현금·현물 배당 결정을 했다. (주)GS는 2004년 (주)LG를 인적분할하여 설립된 ‘순수 지주회사’로, 직접적인 사업 활동 없이 자회사들의 주식을 소유해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순수 지주회사의 특성상 (주)GS의 영업수익은 GS에너지 등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전체 수익의 약 63%)과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결국 GS파워와 같은 손자회사가 빚을 내서라도 고배당을 실시해야 지주사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 재원이 확보되는 구조다.

실제로 (주)GS의 이번 배당금 중 지분 51.14%(4,748만 9,996주)를 보유한 주요 주주 47명의 허씨 일가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2%, 즉 1,425억 원을 챙겨간다.
허창수 GS 명예회장이 130억 3,500만 원을, 허태수 GS 회장이 59억 1,000만 원을 각각 가져간다. 신용 위기 경고음이 울리는 자회사의 고혈이 순수 지주사의 수익 구조를 타고 결국 총수 일가의 개인 자산으로 치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 ‘재무통’ 유재영 사장, 위기 경영 대신 ‘셀프 보수’ 챙기기 혈안?
한편 GS파워의 이 같은 고배당 경영 결정을 주도한 유재영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유 사장은 GS칼텍스에서 재무실장을 지낸 인물로 GS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재무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유 사장은 오히려 본인의 몸값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4년 GS파워에서 5억 8,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던 그는, 지난해에는 단 반기 만에 8억 2,400만 원(급여 4.43억, 상여 3.81억)을 챙겼다. 불과 1년 만에 연간 보수보다 많은 금액을 단 6개월 만에 수령한 셈이다.
특히 상여금 3억 8,100만 원의 산정 근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당기순이익 달성 등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예방정비로 인한 가동률 하락과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등 내실이 흔들리고 있다. ‘재무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기업의 중장기 안정성보다는 단기 성과를 근거로 한 보수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 사외이사 0명 ‘거수기’ 이사회…견제 장치 없는 폐쇄적 경영의 표본

투자 확대에도 이익배당 확대를 선택한 방만 경영이 가능한 배경에는 ‘견제 기능이 마비된 이사회’가 있다.
GS파워 이사회에는 대주주를 감시할 독립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으며, 5명의 이사진 전원은 최대주주인 GS에너지와, GS파워 지분 49%를 보유한 IMM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크레토스㈜ 측 인사로만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이사회 전체가 사실상 대주주 및 투자자 측 인사로 채워져 있어, 경영진의 보수 결정이나 배당 승인 등 주요 의사결정에 외부 견제 장치가 전혀 없는 ‘그들만의 리그’ 형태를 띠고 있다.
실제 이사회 운영 기록을 보면, 중간배당 승인이나 대규모 내부거래 등 주주 및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걸린 안건들이 단 한 차례의 반대 없이 100% 원안 가결됐다. 이사회 의장까지 유재영 사장이 겸임하고 있어, 스스로 보수를 올리고 배당을 결정하는 구조에 아무런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다.
한신평 이승민 선임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를 중장기적으로 관측하기 위해 등급 변동 요인을 변경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시장 관계자는 “수익성이 저하되고 빚이 느는 국면에서 사외이사조차 없는 이사회가 고배당과 고액 보수를 결정한 것은 지배구조의 전형적인 결함”이라며 “향후 실적 개선이 미진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